눈물이 비워지니 콧물이 차오른다

독감 후유증

bymu e

말 그대로다.

부비동염에 걸렸는지 콧물이 샘처럼 마르지 않는다.


한동안 큰 이벤트 없이도 그냥 시도 때도 없이 울고 나서는 어느 정도 비워졌는데 며칠은 그다지 눈물 없이 지나갔다.

몇주 전 두찌가 독감으로 고생한 뒤 가족들 컨디션이 살짝 안 좋았다.

남편도 열이 나고 나도 열이 났다.

그래도 어른이라서 하루이틀 열 몇번나고 아이마냥 토하거나 심한 증상은 없었다…

지만 실은 아프면 체력이 얼마나 떨어지는지 온몸에 시큰시큰 몸살기운아 감돌고 근육에 저릿했다.

입맛도 없고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렇게 목이 찢어지든 인후통이 오면 열이 나더니

열이 떨어지자 코와 목에 가래와 콧물이 잔뜩 끼기 시작했다.


난 평소에는 비염이 없어서 코로 숨 쉬는 것이 크게 불편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얼굴이 전채가 다 먹히는 느낌이랄까.

부비동쪽의 볼을 꼬집고 눌러가며 열심히 코를 풀어대는데

정말 어마어마한 양의 콧물이 나왔다.

그런데 그렇게 엄청 풀고 나면 한 십 분 정도 있다가 다시 그득 채워지는 느낌이 드는 거다.


콧물이 그렇게 많이 나올 수 있는 건지 요즘 느낀다.


그동안 비염을 앓고 있던 첫찌가 얼마나 불편하게 살았을지 안타까웠다.

다행히도 요즘은 첫찌 비염이 좀 괜찮아졌다.


어쨌거나 부비동과 비강의 염증을 좀 줄여보고자 계속 코를 풀어줬는데도 차도가 없었다.

만성 축농증으로 갈 거 같아 염려가 되어서 또 챗지피티에게 물었더니

식염수세척과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를 사용하란 조언을 해주었다.


비염이 있는 첫찌때문에 우리 집에 상비되어 있는 물건들이라 다행이었다.

식염수 스프레이로 비강 세척을 했다.

머리를 한쪽으로 기울이고 아~ 소리를 내며 식염수입구를 한쪽 콧구멍에 넣고 식염수를 넣는 방식이다.


세상에 그동안의 코 푼 건 세발의 피구나 싶었다.

아무튼 자세히 묘사할 건 아니고

정말 부비동안에 농이 가득한 걸 알게 되었다.


오늘은 같은 구역의 집사님이 코막힘에 좋은 약까지 주셔서 하나 얻어먹었다.


열심히 코를 푸는데 몰두하니 슬픈 감정이 잘 안 든다.

대신 드는 건

어휴.. 내 안에서 나오는 이 농이 지저분하다는 느낌이다.

지저분한걸 가득 채우고 살면 탈이 나지.


염증이 가득하면 밖으로 배출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더 상처가 곪지 않으니까


별일 아니어도 눈물이 삐져나오는 건

마음이 곪은 거다.

그렇때는 비강세척을 해주듯이 눈물도 울어서 비워주고

가능하면 누가 옆에서 눈물을 닦아주거나 눈물이 나오는 마음을 들어주거나 그것이 어렵다면 우는 사람 옆에 있어만 줘도 눈물을 흘려보낼 핑계의 시간을 만들어 준다.

당신 앞에서 운다고 꼭 너 잘못이라고 하는 게 아니다.

내가 울 때 그 모습을 보는 게 힘들거나 불편해도 좀 곁에 있어주면 좋겠다고 당신 앞에서 우는 거다.


딱 부러지는 인과 관계나 피고 원고를 두자는 게 아니고

누군가에게 눈물을 보이게 된다면

그게 가까운 사람이라면 가만히 있어주길 부탁한다.

그냥 있어주기만 해도 꽤 도움이 될 거다.


그냥 코 푸는 것보다

식염수가 있으면 코가 더 잘 나온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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