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정을 버림
< 한강 드라이브 >
먹빛같은 그림자가 된 강이
도시의 아랫배를 가로지른다
신호등을 베어 먹고 달리는 자동차처럼
비스듬히 날카롭게 미끄러지는 물살이
도시를 곧 검푸르게 접수했다
유리遊離 안의 유리도시
교각과 교각의 틈새로
불꽃같은 물비늘이 솟구친다
한강의 새들이 난간 속으로 헤엄치고
여자들은 새의 젖은 날개를 따라
검은 머리를 퍼득거린다
물 먹은 구름이
젖은 신문지처럼 하늘을 밀어낸다
천국의 뒷면이 보인다
흐린 유광의 표면
하늘은 두께 얇은 사기그릇이다
이 도시의 사람들은
저 길을 따르지 않고
하늘을 쨍그랑 깨트렸다
풀내음은 고가와 방음벽 틈새로 빨려 들고
결국 푸른 파편들이
강물의 눈이 되어 흘러간다
종이 위로 미끌거리는 작은 공 위에
강변의 곡선을 따라 춤을 추는 네가 있다
가는 허벅지의 그림자가 차창의 사각死角으로 떨어질 때
어금니를 드러내어 너의 사타구니를 물어 뜯었다
혀끝으로 공을 굴리듯
너의 체형을 따라 다듬었다
잠수교의 젖은 등뼈가
새벽 아래서 천천히 드러난다
몸이 뜬다
가라앉는다
퍼득거린다
아
비행이다
저 물밑으로
17.06.25
26.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