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림4

욕정을 버림

by듀르크하임

< 한강 드라이브 >


먹빛같은 그림자가 된 강이

도시의 아랫배를 가로지른다

신호등을 베어 먹고 달리는 자동차처럼

비스듬히 날카롭게 미끄러지는 물살이

도시를 곧 검푸르게 접수했다

유리遊離 안의 유리도시

교각과 교각의 틈새로

불꽃같은 물비늘이 솟구친다

한강의 새들이 난간 속으로 헤엄치고

여자들은 새의 젖은 날개를 따라

검은 머리를 퍼득거린다

물 먹은 구름이

젖은 신문지처럼 하늘을 밀어낸다

천국의 뒷면이 보인다

흐린 유광의 표면

하늘은 두께 얇은 사기그릇이다

이 도시의 사람들은

저 길을 따르지 않고

하늘을 쨍그랑 깨트렸다

풀내음은 고가와 방음벽 틈새로 빨려 들고

결국 푸른 파편들이

강물의 눈이 되어 흘러간다

종이 위로 미끌거리는 작은 공 위에

강변의 곡선을 따라 춤을 추는 네가 있다

가는 허벅지의 그림자가 차창의 사각死角으로 떨어질 때

어금니를 드러내어 너의 사타구니를 물어 뜯었다

혀끝으로 공을 굴리듯

너의 체형을 따라 다듬었다

잠수교의 젖은 등뼈가

새벽 아래서 천천히 드러난다

몸이 뜬다

가라앉는다

퍼득거린다

아

비행이다

저 물밑으로




17.06.25

26.06.25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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