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증상에 속지 말고, '허파'를 보강하라
"소장님, 우리 조직은 아무 문제없습니다.
큰 갈등도 없어요. 아주 편안합니다."
만약 리더가 이런 평화를 느끼고 있다면, 안타깝게도 가장 위험한 경고등이 켜진 것은 아닌지 점검이 필요합니다. 갈등이 없고 조용하다는 것은 조직이 완벽해서가 아니라, 구성원들이 더 이상 리더에게 기대를 접고 '안전한 침묵'을 선택했기 때문일 확률이 높습니다.
수많은 리더들이 소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묘한 싸함, 주니어들의 어색한 눈빛, 회의실의 차가운 공기를 감지하고도 슬쩍 외면합니다. "바쁜데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말자", "시간 지나면 해결되겠지" 하며 리더 자신의 편안함에 안주해 버리는 것이죠.
하지만 기억하셔야 할 부분은 편안함에 안주하는 리더와 조직에는 결코 성장도, 압도적인 성취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조직을 이끌다 문득 직관으로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리더는 그 자리에 멈춰 서서 핵심 문제를 찾는 용기를 가져야 합니다. 리더가 그 불편함을 외면하지 않고 들여다보는 용기와 정성을 발휘할 때, 조직의 진짜 역량이 폭발하기 시작하니까요.
"리더가 문제 마주하기를 피하는 순간
조직이 그토록 갈망하던 혁신과 성장의 답은 영원히 잠수한다."
— 강점경영연구소 유선영 소장
어떤 환자가 열이 펄펄 나고, 머리가 어지럽고, 온몸에 오한이 오며 기침과 목의 통증으로 괴로워하며 비명을 지르고 있다고 상상해 보아요. 의학의 하수는 그저 눈앞의 열이 안타까워 해열제를 주고, 목이 아프다니 소염제만 손에 쥐여준 채 돌려보내지요. 하지만 명의는 조용히 알고 있어요. 드러난 겉모습은 여러 가지 질병 같지만, 이 모든 고통의 진짜 본질은 '폐(허파)'가 깊이 망가졌기 때문이라는 것을요. 해열제 백 알을 먹여봐야, 숨을 쉬는 근본인 폐를 보강하지 않으면 환자는 결국 쓰러지고 말아요.
우리 조직도 참 많이 닮아 있답니다. "주니어가 제 말을 안 들어요", "회의 때 다들 침묵만 지켜요", "보고서가 자꾸 늦어요", "부서 간 갈등이 심해요" 같은 이야기들은 소통이 아프다고 보내는 외마디 '증상'일뿐이에요. 여기에 대고 "정신 차려라", "제발 소통 좀 하자"라며 잔소리 처방만 내리는 리더는 아직 하수의 마음에 머물러 있는 것이지요.
러시아의 천재 과학자 겐리히 알트슐러가 정립한 트리즈(TRIZ : 창의적 문제해결 이론)는 세상의 모든 혁신적인 해결바카라이 '표면적인 충돌' 뒤에 숨은 '근본적인 모순'을 찾아낼 때 비로소 탄생한다고 말해요. 트리즈의 따뜻하고 날카로운 눈으로 조직의 불편함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리더들이 마주하는 진짜 '모순(Contradiction)'의 실체가 보이기 시작한답니다.
드러난 증상 (Symptom) : "회의 때 주니어들이 입을 닫고 의견을 내지 않는다."
숨겨진 모순 (Contradiction) : 프로젝트의 성과를 멋지게 내려면 '새롭고 날카로운 아이디어'가 꼭 필요한데, 주니어 개인의 여린 생존을 위해서는 '리더의 기분을 거스르지 않는 안전한 침묵'이 필요하다.
결국 아이들을 감싸고 있는 건, 아이디어를 내야 하면서도 동시에 내지 않아야만 살 수 있는 서글픈 모순적 상황이었던 거예요. 리더인 당신의 직관에 무언가 불편함이 느껴졌다면, 바로 이 모순의 한복판으로 용기 있게 걸어 들어가 진짜 '허파'가 어디인지를 찾아내어 보듬어주어야 해요.
그 숨겨진 허파는 바로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랍니다. 하수처럼 해열제 같은 임시방편 지시를 툭 던지는 것을 멈추고, 조직의 숨통인 심리적 안전감을 가만히 보강해 주는 고수의 처방을 내릴 때, 비로소 당신을 밤새 괴롭히던 온갖 소통의 질병들이 기적처럼 사그라들 거예요.
사방의 문제를 한 번에 다 바꾸겠다고 너무 욕심내지 말아요. 리더인 당신이 중심을 잃고 흔들리면, 당신을 바라보는 새끼 새 같은 조직원들은 더 크게 표류하니까요. 힘을 조금만 빼고, 일상에서 '쉬운 일부터 차근히' 진짜 문제를 찾아내는 세 가지 생각 루틴을 습관으로 만들어 보아요.
1. '징후(Symptom)'와 '원인(Cause)'을 발라내는 종이 한 장 "팀원들이 회의 때 입을 닫았다"는 건 질병이 아니라 결과일 뿐이에요. 진짜 원인은 "과거에 용기 내어 의견을 냈을 때 리더가 무심코 비난했기 때문"일 수 있지요. 눈앞의 아픈 현상에 속아 속상해하지 말고, 하얀 종이 한 장을 펴서 사방의 잔가지들을 지워보세요. 그리고 리더인 내가 진짜로 어루만질 수 있는 원인의 실체만 남겨두는 거예요.
2. "왜(Why)?"를 던지는 낭만적 집요함 문제가 툭 터졌을 때 "요즘 애들은 참 끈기가 없어"라고 거칠게 퉁치며 돌아서지 말아요. 왜 번아웃이 왔는지, 왜 이 따뜻한 조직에서 내 쓰임이 없다고 느꼈는지 뿌리까지 다섯 번만 다정하게 파고들어 가보세요. 질문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리더의 일방적인 피드백 방식'이나 '잘못된 자원 배치'라는 진짜 모순과 아프게 대면하게 될 테니까요.
3. 핵심 모순 하나에만 리더의 자원을 올인하기 진짜 핵심 문제를 찾아냈다면,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소한 소음들은 과감하게 모른 척해 주어도 괜찮아요. "이번 달은 오직 주니어들의 '허파'를 보강하는 일에만 내 온 마음을 쏟겠다"는 명확한 타깃을 잡고 힘을 집중해 보아요. 그러면 신기하게도 주변의 잔가지 문제들은 도미노처럼 함께 스르륵 해결될 거랍니다.
임재범 — 〈비상(飛翔)〉
누구나 한 번쯤은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이리저리 헤매며 혼자 울기도 하고 수많은 시련 속에 부딪히며 살아가지 하지만 여기 당당히 서 있는 나를 보아라 너를 보아라
하루 종일 얽히고설킨 부서 간의 갈등과 뜻대로 되지 않는 지표 사이에서 마음을 졸이다 돌아선 퇴근길, 지친 당신의 자동차 안 가득 이 묵직하고 거친 울림을 살포시 띄워드려요.
내 뜻대로 풀리지 않는 조직을 보며 너무 괴로워하거나 자바카라하지 말아요. 가사 속 이야기처럼, 어쩌면 당신과 당신의 예쁜 조직원들 모두가 각자의 갇힌 세계 속에서 진짜 핵심 모순이 무엇인지 찾지 못한 채, 그저 "이리저리 헤매며" 외롭게 지쳐있었을 뿐이니까요.
모든 것을 다 해결해 주려 했던 리더로서의 과도한 바카라임감과 무거운 욕심을 이제는 조금 내려놓기로 해요. 눈앞의 열을 내리려 해열제만 다급하게 쥐여주는 대신, 매일의 고요한 관찰을 통해 단 하나의 핵심 모순을 발라내고 조직의 깊은 '허파'를 먼저 따뜻하게 채워주는 것.
그 서정적이면서도 날카로운 단단함이야말로 오늘 밤, 복잡함이라는 거친 사막 위에서 소중한 조직을 명쾌하고 당당하게 "비상"하게 만드는 위대한 X세대 선장의 진짜 아름다운 내공이랍니다.
[리더를 위한 실전 노하우]
해열제 처방을 당장 멈춰라: 부하 직원의 태도가 불량하거나 성과가 안 나올 때, 징계나 잔소리 같은 임시 처방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입니다. 그것은 하수들이나 하는 짓이며, 폐병 환자에게 기침약만 주는 격입니다.
모순을 직면하는 것이 리더의 격이다: "성과도 내고 싶고, 욕도 먹기 싫다"는 조직의 숨은 모순을 직면하십시오. 그 모순을 해결하는 시스템(장)을 설계하는 것이 진짜 고수(시니어 리더)의 정성입니다.
본질이 보강될 때 역량이 폭발한다: 조직의 숨통인 허파가 튼튼해지면, 잔기침 같은 소동은 알아서 멈춥니다. 이 본질을 꿰뚫는 힘이 바로 《두려움 없는 조직》의 핵심 가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