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전지 한 장을 건넨다.
그리고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준 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전지에 자유롭게 그려보도록 한다. 그러면 반응은 제각각이다.
누군가는 망설임 없이 크레파스부터 집어 드는가 하면, 누군가는 연필과 지우개를 손에 쥔 채 한참을 머뭇거린다. 또 어떤 아이는 구석에 자그맣게 그리기도 하고, 다른 아이는 종이 한가운데에 커다란 그림을 그려 넣는다. 같은 이야기를 들었음에도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참 신기하다.
머뭇거리는 시간이 길어질 때면 나도 과감하게 전지 한 장을 꺼내 큰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아이들에게 예시를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다. 그런데 이런 작은 행동 하나가 집단 안에서는 꽤 큰 파장을 일으킨다.
“우와! 저도 해볼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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