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과의 공연 창작 안에서
공연 한 편을 마쳤다.
‘예술로 치유를 선물하겠다’는 문구를 가슴에 품고, 공부하며 예술의 길을 걸어온 지도 어느덧 13년이 되어간다.
누군가에게는 애송이 같은 숫자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내게는 한 해, 한 해를 넘어온 시간들이 참으로 값지고 소중하다. 더 익어가면 어떤 사람이 될지도 궁금하달까.
이번 공연은 교사들과 함께했다.
함께한 선생님들은 처음부터 예술을 전공하신 분들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공연은 ‘예술을 전공해야만 예술을 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철저히 깨뜨린 시간이었다. 예술을 향한 순수한 마음만 있다면 누구나 예술을 즐길 수 있고, 누구나 예술인이 될 수 있다는 것. 나는 그것을 전하고 싶었던 사람이었으면서 말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내 시간과 돈이 들어간다는 생각에 조금씩 욕심이 생겨났던 것은 아닐까. 내가 쏟아부은 만큼의 결과를 기대하고, 내가 생각하는 예술의 기준에 사람들을 맞추려 했던 것은 아닐까.
정작 예술을 통해 자유로움을 선물하고 싶었던 내가, 나도 모르는 사이 예술에 기준을 세우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예술을 잘하는 것과 예술을 사랑하는 것은 어쩌면 다른 일일지도 모르겠다.
누군가는 오랜 시간 예술을 공부하고 무대에 서지만, 누군가는 처음 무대에 올라 서툰 몸짓과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렇다고 어느 한쪽의 예술이 더 가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번 공연에서 내가 마주한 것은 완벽한 기술이나 능숙한 표현이 아니었다.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해내고, 함께하는 사람들과 하나의 무대를 만들어가는 선생님들의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나는 왜 예술을 시작했을까.
그리고 나는 누구에게, 무엇을 선물하고 싶었던 것일까.
13년이라는 시간이 내게 가르쳐준 것이 있다면, 예술을 잘하는 방법만큼이나 예술을 대하는 마음을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번 공연은 누군가에게 예술을 선물한 시간이 아니라, 오히려 내가 잊고 있던 예술의 마음을 선물 받은 시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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