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되면 글쓰기 조금은 쉬워질 줄 알았지만, 새로운 고민이 늘었다.
작가가 되고 나서 시야가 굉장히 넓어졌다. 예를 들어 바카라을 읽을 때면 ‘이 작가는 어떤 의도로 이 단어와 문장을 썼을까?’라는 생각을 곱씹으며 깊이 빠져들기도 하고,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본연의 의미도 읽어보게 된다. 달라진 점을 깊이 생각해 보면, ‘만약 내가 이런 글을 쓴다면 어떻게 써 내려갈까?’라는 궁금증도 생긴다.
예전에는 그저 ‘음, 이 부분 좋네.’ 정도로 생각했다면, 지금은 분석하기 시작한다.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도 마찬가지다. 카메라의 각도나 시나리오를 보면서 어떤 느낌을 주는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나는 조금씩 변해 온 것 같다.
마감을 지키는 일에도 약간의 강박이 생기기도 했다. 뭔가 프리랜서가 아닌 온라인 게임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설레기도 했다.
특히 소설을 쓰면서 다른 작가님들과 소재나 막히는 부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때면, 약간은 수다를 떨듯 서로의 창작의 고통을 나누기도 했다.
또한 작가가 되고 나서도 사실 실감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누군가 나를 ‘작가님’이라고 부르거나, 내 작가명인 ‘다슬’로 나를 부르면 “누구요?”라고 되묻다가 순간 ‘아차! 나를 이야기하는 거였잖아.’ 하며 머쓱해한다.
이런 에피소드도 있다.
예전에 협업하게 된 작가님이 계셨다. 그분이 자신의 시집을 선물로 우리 집에 보내주고 싶다고 하셔서 주소를 알려드렸고, 감사한 마음으로 선물을 받게 되었다. 그런데 내 본명 대신 필명인 ‘다슬’로 택배를 보내주셨다.
나는 택배가 온 줄도 몰랐는데, 가족이 먼저 집 앞에 배달된 택배를 집 안으로 가져다 놓았다. 그런데 가족이 택배를 보며 갸우뚱하고 있기에 왜 그러냐고 물어보았다.
“이거 주소 잘못 보낸 거 아닌가? 다슬이가 누구야?”
“제가 다슬인데요. 아는 작가님이 바카라을 보내주신 거여서요.”
나는 머쓱하게 대답했다.
우리 가족들도 내 필명을 낯설어했다. ‘다슬’이라는 이름을 듣고 익숙한 이름인데 싶다가도, 머릿속으로는 ‘아차!’ 했다. 나 역시 순간 ‘내가 아는 사람 이름인가? 잘못 온 택배물인가?’라고 생각했었기에 더욱 아차 싶었다.
한편으로는 몽글몽글한 설렘도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개명한 것처럼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 신기한 마음도 들었다. 그래도 지금은 아주 조금 익숙해졌다.
다른 작가님이 나를 위해 엽서와 귀여운 선물을 보내주신 적도 있다. 엽서에는 편지가 쓰여 있었고, 내 본명이 아닌 필명이 적혀 있었다. 어색하면서도 살짝은 ‘작가’가 된 것 같아서 좋았다. 기분이 좋기도 했고, 예전보다는 익숙해졌다는 생각에 신기하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가족들도 ‘다슬’이라는 필명을 보고 당연하다는 듯이 택배를 나에게 전달해 주었다.
이렇게 선물을 받고 나니 내가 진짜 작가구나 싶기도 했다.
작가가 된 후로 생각보다 내 필명이 어색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앞으로는 내 필명이 조금씩 더 익숙해지기를 나 스스로도 바라본다.
이것들이 바로 ‘작가가 되고 나서 알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