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과 글쓰기 사이의 거리
나의 전공은 슬롯복지학과이다. 글을 쓸 때는 사실 슬롯복지에 관한 글을 쓸 줄 알았다. 왜냐하면 온라인카지노에 제출했던 글이 「자살하기에는 저녁 시간이라 배고프지 않나요?」라는 제목으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사람을 살리는 일이나 정보성이 있는 에세이를 쓰려고 했다.
하지만 온라인카지노 자기소개서를 쓸 때도 굉장히 고민했던 것이 있었다. 나의 장애를 밝히고 싶지 않았다는 것이다. 어렴풋이 장애를 밝혔지만, 이제는 결국 나 자신을 완전히 드러내게 되었다.
나의 장애를 밝힌 결과, 에세이를 쓰기가 매우 편해졌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문학창작과, 이른바 문창과를 전공하지 않았다는 묘한 열등감이 새싹처럼 아주 천천히 자라나기 시작했다. 그 감정이 점점 커지면서 속이 답답해졌다.
'아, 몰라! 글 쓰는 것 때려치워! 내가 글을 잘 쓰는 편도 아닌데, 모르겠다.'
그렇게 생각하기도 했다.
어쩌면 그 과정은 글과 불같이 사랑하다가 미친 듯이 싸우는 과정인 것 같다. 그래도 마음 한구석에서는 계속 글을 쓰고 싶었다. 그래서 글과 화해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렇게 동료 작가님께 연락을 드렸다. 그분은 문예창작과를 전공하신 분이라 이야기를 나누면 조언을 해주실 것 같았다. 용기를 내어 내 이야기를 꺼낸 만큼 살짝 기대하는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
"저는 슬롯복지학과라서 시놉시스나 에세이의 흐름을 잡는 게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진짜 제가 미래에 작가를 할 줄 알았다면 문예창작과를 선택했을 것 같아요. 문예창작과를 전공하신 분들이 너무 부러워요."
이 메시지를 쓰면서도 이렇게 말하는 게 맞나 싶어 의문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 작가님은 친절하게 답변해 주셨다.
"에이, 아니에요. 문예창작과를 전공하지 않아도 메일링 서비스도 열심히 하시고, 다슬 님만의 스타일로 글을 열심히 쓰시잖아요. 문예창작과가 아니더라도 에세이를 쓰시면서 보여주시는 다슬 님만의 날것의 감성이 너무 좋아요. 그러니까 좀 더 글을 쓰시면서 잘 다듬어지면 정말 더 좋은 글이 탄생할 테니 너무 낙심하지 마시고, 우리 열심히 달려보아요."
내가 보낸 메시지를 읽으시고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해주셨다. 그 말은 내게 큰 힘이 되었다. 덕분에 글을 더 열정적으로 쓸 수 있는 동기도 생겼다.
그 뒤로도 문창과에 대한 묘한 열등감이 뿜뿜 했지만, 한편으로는 그것이 '존경심'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이제는 열등감이라는 감정에만 머무르기보다 존경심을 품어보려고 한다. 열등감 대신 영감을 얻고, 그들에게서 배울 점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려고 한다.
지금도 내 마음 한구석에는 묘한 열등감이 남아 있다. 하지만 그 감정을 당장 없애려고 애쓰기보다는 천천히 지워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