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난 대화는 왜 마음속에서 계속될까

오해와 해석

by다설렘
"생각은 실제 사건보다 더 많은 고통을 일으킨다." — 붓다 (법구경의 가르침에서 유래)


가끔은 대화보다 침묵이 더 오래 남는다.

분명 이야기는 끝났다.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고, 하루도 지나갔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은 아직 그 자리에 서 있다. 아무 일도 하지 않는데도 문득 그 사람의 목소리가 떠오르고, 그날의 표정이 다시 선명해진다.


처음에는 한 문장이었다.

'그게 무슨 뜻이었을까.'

그 질문 하나가 시작이었다.

며칠이 지나면 질문은 조금씩 모양을 바꾼다.

'나한테 실망한 걸까.'
'원래 나를 그렇게 생각했던 걸까.'
'예전부터 쌓인 마음이었을까.'

신기하게도 그 사람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런데 내 마음속에서는 대화가 계속된다. 상대는 이미 일상으로 돌아갔는데, 나는 혼자 같은 장면을 몇 번이고 다시 살아낸다.


사람은 왜 끝난 일을 자꾸 다시 꺼내 볼까.

잊고 싶지 않아서도 아니고, 상처를 붙잡고 싶어서도 아닐 것이다. 어쩌면 이해하고 싶은 마음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날 왜 그런 말이 나왔는지, 왜 나는 그렇게 아팠는지, 그 이유를 알면 마음도 조용해질 것 같아서.

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은 이유를 찾기보다 이야기를 만든다.

확인하지 않은 마음을 상상으로 채우고, 빈칸은 언제나 가장 아픈 쪽으로 이어 붙인다.

'분명 나 때문일 거야.'

그 한 문장이 생기는 순간, 사실은 조금씩 멀어진다.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들을 떠올려 보면, 시간이 흘러도 정확한 말은 기억나지 않는다. 누가 어떤 표현을 썼는지, 어떤 순서로 이야기했는지는 희미하다.

그런데 이상하게 그때의 감정은 또렷하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던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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