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하기도 전에 판단부터 내렸던 마음에 대하여
“타인의 말은 내 판단을 내려놓아야 온전히 들린다.”— 은유, 『다가오는 말들』
어떤 대화는 끝난 뒤에도 마음에 오래 남는다. 그때 내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조금만 다르게 대답했다면 어땠을까. 이미 지나간 대화를 머릿속에서 다시 꺼내어 혼자 몇 번이고 고쳐 말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대화하는 순간에는 잘 보이지 않는다. 상대방의 말을 듣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내 안에서 이미 대답을 준비하고 있을 때가 많다. 상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무슨 말을 할지 정해 놓고, 그 말이 끝나면 기다렸다는 듯 내 생각을 꺼낸다.
나는 분명 대화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쩌면 상대방의 이야기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누군가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온라인 게임에서 있었던 일, 가족에게 받은 서운함,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속상함. 그 사람은 해결바카라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랐을 수도 있다.
그런데 우리는 쉽게 말한다.
“그래도 네가 참아야지.”
“그래도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되지.”
“그래도 상대방 입장도 생각해 봐야지.”
틀린 말은 아닐 수 있다. 실제로 상대방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말을 듣는 사람의 마음은 어떨까.
자신의 이야기를 충분히 꺼내기도 전에 누군가 결론을 내려 버리면, 더는 말하고 싶지 않아 진다. 이해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고, 애써 꺼낸 마음이 괜히 민망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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