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을 사랑이라고 믿었던 마음에 대하여.
"사랑한다는 것은 그 존재가 스스로의 힘으로 걸어갈 수 있도록 온전한 자유를 허락하는 일이다. 염려라는 이름으로 묶어두려 하지 마라. 진정한 믿음이란, 그가 넘어질지라도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그 안에 있음을 묵묵히 지켜봐 주는 것이다. _ 법정 스님, 《산문집》 중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면 이상하게 마음이 바빠진다.
잘 지내고 있을까.
아픈 곳은 없을까.
혹시 힘든 일을 혼자 견디고 있는 건 아닐까.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마음은 벌써 내일을 다녀온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그렇게 살아왔다.
부모는 자식을 걱정하는 것이 당연하고,
자식은 부모를 걱정해야 효도라고 배웠다.
사랑하는 사람을 걱정하지 않는다면
무심한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걱정은 사랑의 다른 이름이 되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그럴까.
사랑과 걱정은 같은 마음일까.
곰곰이 들여다보면 둘은 조금 다르다.
사랑은 지금 이 사람을 바라본다.
하지만 걱정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바라본다.
사랑은 함께 있는 시간을 느끼지만,
걱정은 일어나지 않은 일을 계속 상상한다.
혹시 실패하면 어떡하지.
혹시 아프면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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