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아픈 이야기를 들을 때
"눈에 보이는 대단한 일만이 행동은 아니다. 누군가를 위해 조용히 무릎을 꿇고 평온을 빌어주는 마음, 그 보이지 않는 사랑의 파동이야말로 세상을 치유하는 가장 강력한 봉사이자 온전한 기도다." — 테레사 수녀 (Mother Teresa)
누군가의 아픈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 한쪽이 조용히 무거워진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고, 어떤 위로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괜찮아질 거라는 말은 너무 쉽게 들리고, 힘내라는 말은 너무 멀게 느껴질 때가 있다. 얼마 전 한 지인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당뇨 합병증으로 발가락을 절단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음이 먹먹해졌다. 얼마나 무서울까. 얼마나 두려울까. 몸의 일부를 잃는다는 사실도 힘들겠지만, 앞으로의 삶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이 얼마나 클지 짐작이 갔다. 그리고 그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몸이 아플 때 몸만 아픈 것이 아니라 마음도 함께 아프다는 것을.
그 이야기를 듣는데 이상하게도 남의 일 같지 않았다. 물론 내가 겪은 일과 그분이 겪은 일은 다르다. 하지만 몸이 아프다는 것이 어떤 감정인지, 삶이 갑자기 흔들리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는 조금 알 것 같았다. 암 진단을 받았을 때가 떠올랐다. 그때 나는 후회보다는 두려움이 더 컸다. 죽음이라는 단어가 갑자기 현실처럼 느껴졌다.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 나는 괜찮아질 수 있을까. 아이들은 어떻게 될까. 평범했던 일상이 갑자기 너무 소중하게 느껴졌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내일이 사실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것도 처음으로 깊이 느꼈다.
신기하게도 나는 과거를 후회하지는 않았다. 대신 한 가지를 알아차렸다. 오랫동안 몸이 보내고 있던 신호를. 그때의 나는 정말 많이 지쳐 있었다. 일도 하고, 아이도 키우고, 살아내느라 바빴다. 몸은 쉬고 싶다고 말하고 있었는데 나는 계속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암 진단을 받았을 때 이상하게도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내 몸이 이제는 정말 쉬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었구나.'
'더는 이렇게 살지 말라고 알려주고 있었구나.'
물론 그렇게 생각한다고 두려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두려움은 수없이 올라왔다. 잠들기 전에도, 혼자 있을 때도, 문득 아이들을 바라볼 때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알게 되었다. 두려움은 없애야 하는 것이 아니라 지나가는 것이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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