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바람이 시원한 계절이 돌아왔다

시 '가을이 왔다'에 대하여

by박헤디

가을이 왔다


낮의 열기에 시달린 몸을

밤바람이 식히고

창틈으로 스며드는 서늘함


탄 냄새 실은 바람에

고민을 날려 보내고


창을 활짝 열면

온 방 안이

단풍으로 단풍으로 가득 찬다




밤바람이 시원한 계절이 돌아왔다.

이 계절을 여름 내내 바라왔다.


앞으로 벌어질 추위를 예고하듯 9월의 밤은 시원하기만 하다.

길거리 나무들은 단풍을 준비하고, 바람에서는 타는 냄새가 나기 시작하는 계절.

두 얼굴의 인물처럼 낮의 햇살은 여전히 존재감을 과시하는 계절이다.


낮에는 덥고, 밤에는 시원한 이중적인 계절.

난 이 계절이 좋다.


한 해의 후반부라는 게 기온으로 증명된다.


일 년의 마지막 계절이 온다는 것이 실감이 되니, 미뤄둔 일을 진행할 차례다.

다시 일기를 쓰고, 필사를 하고, 공원에 나가 운동을 한다.

겨울이 오면 점점 흐려질 계획들을 시행하는 것까지가 이 계절의 완성이다.


가끔씩 창문을 열어 바람 냄새를 맡는다.

곧 내가 사랑하는 계절이 돌아온다는 예고편인 것 같아 마음껏 즐겨본다.

적당히 시원하면서도 내 살을 파고드는 냉기.


밤바람이 시원한 계절이 돌아왔다.

여름 내내 바라왔던 이중적인 그 계절이.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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