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해상도 높이기
살다 보면 두 갈래 길 앞에서 오래 서 있게 되는 순간이 있다. 이 길을 선택하면 저 길이 아쉽고, 저 길을 선택하면 이 길이 주는 안정감이 마음에 걸린다. 그렇게 우리는 많은 순간을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틀 안에서 바라본다. 예와 아니오, 성공과 실패, 이직과 버티기. 선택지는 늘 둘 뿐인 것처럼 보이고, 그중 하나를 서둘러 골라야 한다는 압박이 마음을 조인다.
하지만 선택지가 두 개뿐인 것은 아닐 터. 그렇게 보이도록 질문을 좁게 던지고 있을 뿐이다. 선택의 해상도가 낮아질수록 삶은 타협 아니면 모험, 성공 아니면 실패처럼 무짜르듯 나뉜다. 그 틀 안에서는 미처 보지 못한 가능성들이 하나둘 사라진다.
내가 잘하던 것 중 하는 정해진 기준 안에서 답을 찾는 일이었다. 세법과 회계기준에 따라 전표를 승인할지 반려할지, 내부 치침에 따라 예산을 늘릴지 줄일지. 업무에서는 분명한 기준이 필요했고, 애매한 선택은 곧 오류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나는 그 사고방식을 삶에도 그대로 가져왔다. 삶의 질문 역시 정답이 있는 문제처럼 다루었다. 선택 앞에 서면 가급적 두 개의 극단적인 대안을 펼쳐놓고 어느 쪽이 맞는지 계산했다.
그 방식이 가장 버거웠던 때는 회사를 그만둘지 고민하던 시기였다. 머릿속에는 두 가지 길만 있었다. 계속 다니거나, 모든 것을 정리하고 나오는 것.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