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표가 아닌 다음 문장을 위한 여백

마지막 페이지의 시작

by아마토르

바카라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마다 이상한 기분이 든다. 이야기는 끝났는데 마음은 한동안 그 자리에 남아 있다. 손끝에 남은 몇 장의 종이와 쉽게 닫히지 않는 표지처럼, 끝은 언제나 생각보다 오래 머문다.


예전에는 마지막이라는 말을 들으면 끝났다는 뜻이라고 믿었다. 한 역할을 내려놓거나 오래 머물던 자리를 떠날 때면, 그 시간이 사라지는 것만 같았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보다, 그동안의 내가 함께 끝나는 것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더 두려웠다.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삶에서 마지막 페이지는 이야기가 끝나는 곳이 아니라, 잠시 손을 멈추는 자리라는 것을.




오랫동안 해오던 일이 끝났을 때, 익숙했던 관계가 달라졌을 때, 한 시절을 떠나보내야 할 때 하는 말이 있다.


'이제 끝이야.'


이 한마디는 생각보다 큰 힘을 가진다. 아직 남아 있는 가능성까지 함께 닫아 버리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내가 힘들었던 것은 끝 자체가 아니었다. 끝을 실패라고 해석했던 마음이었다. 지나온 시간을 잃어버렸다고 생각했고, 다시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었다고 믿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아마토르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존재의 가치를 탐구하는 라이프 코치. 마음챙김, 자기이해, 가치 중심의 삶을 주제로 글을 쓰고 코칭하며, 사람들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다시 연결되도록 돕고 있다.

163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총 46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29화나는 왜 내 마음에게는 따뜻하지 못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