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삼킨 '아니요'는 어디에 쌓여 있을까?

거절하지 못한 요구들

by아마토르

목구멍이 턱 하고 막히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상대방의 무리한 부탁이나 당연하다는 듯 던져진 요구 앞에서, 머릿속으로는 분명히 거절의 언어를 고르고 있는데 입술은 전혀 다른 배역을 연기할 때다.


"네, 알겠습니다."

"제가 해볼게요."

짧은 답변이 끝나고 나면 삼켜진 거절은 갈 곳을 잃고 식도 어디쯤에 무겁게 얹힌다. 그렇게 억지로 웃어 보인 날의 저녁에는 유독 소화가 잘되지 않았다. 배가 아니라 마음이 체한 것이었다.


처음 온라인 게임인이라는 타이틀로 살던 시절, 내게 거절은 일종의 직무유기처럼 느껴졌다. 사방에서 마감 시한을 넘긴 증빙들이 밀려들고, 규정에 맞지 않는 증빙을 대신 처리해달라는 청탁 아닌 청탁이 쏟아질 때도 나는 쉽게 고개를 가로젓지 못했다. 거절하면 까다롭고 유연하지 못한 사람으로 낙인찍힐 것 같은 두려움이 있었다.


좋은 사람, 어떤 상황에서도 문제를 해결해 주는 유능한 동료라는 평판을 만들기 위해 나는 매일 '아니요'를 부지런히 삼켜냈다. 내 시간과 에너지를 갈아 넣어 더 바쁜 동료의 편의를 위하는 것이 온라인 게임인의 미덕이라 믿었던 시절이었다.


그렇게 삼켜진 '아니요'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것들은 소리 없이 마음에 쌓여갔다. 어떤 날은 이유 없는 짜증으로, 어떤 날은 가슴을 짓누르는 답답함으로, 또 어떤 날은 나를 향해 무리한 요구를 해 온 상대방에 대한 깊은 원망으로 모습을 바꾸어 불쑥불쑥 고개를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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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가치를 탐구하는 라이프 코치. 마음챙김, 자기이해, 가치 중심의 삶을 주제로 글을 쓰고 코칭하며, 사람들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다시 연결되도록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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