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언제부터 나의 등에 업혀 있었을까?

해야 한다’는 목소리로부터 조금 멀어지는 연습

by아마토르

어깨가 늘 무거웠다. 스트레칭을 해도 그때뿐이었고, 의자에 한참 몸을 기대고 있어도 금세 다시 굳어졌다. 이상했다. 단순히 피곤해서 생기는 뻐근함과는 조금 달랐다. 주말 내내 쉬어도 마치 보이지 않는 무게 하나를 오래 메고 사는 사람처럼 몸 어딘가에 긴장이 남아 있었다. 그게 무엇인지 정확히 알게 된 건 꽤 나중의 일이었다.


생각해 보면 나는 아주 오래전부터 많은 것들을 ‘당연히 해야 하는 일’로 받아들이며 살아왔다. 착한 아이가 되어야 했고, 누군가를 실망시키지 말아야 했고, 눈에 띄게 부족한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됐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성실해야 했고, 관계에서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했고, 슬롯에 나와서는 제 몫을 해내는 어른이어야 했다. 그때는 다들 그렇게 사는 줄 알았다.


처음에는 별거 아니었다. 해야 할 일을 해내면 안도감이 들었고, 누군가에게 “참 바카라임감 있네” 같은 말을 들으면 뿌듯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하게 주어진 의무만 먼저 행하는 내가 보였다. 쉬고 싶은데 해야 해서 움직였고, 싫은데도 당연하다는 이유로 받아들였다. 어느 순간부터는 내가 뭘 원하는지보다 지금 뭘 해야 하는지를 더 빨리 떠올리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월급쟁이로 일하던 시절에는 특히 더 그랬다. 내 서명이 들어간 일은 틀리면 안 됐고, 보고서는 늦어지면 안 됐고, 맡은 역할은 끝까지 바카라임져야 했다. '해야 한다'는 말이 거의 공기처럼 당연했다.

야근하던 어느 저녁이었다. 팀원들이 다 빠져나간 사무실에 혼자 남아 있었다. 모니터를 멍하니 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내가 하는 일들 중에 정말 내가 원해서 붙들고 있는 게 있기는 한 걸까?'


마음은 대답하기를 주저했다. 메일함에는 답해야 할 것이 쌓여 있었고, 다음 날 오전 회의 준비도 해야 했는데 그 순간만큼은 다른 생각이 더 크게 다가왔다.

'나는 언제부터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을까.'

돌아보면 이 질문은 꽤 설득력이 있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아마토르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존재의 가치를 탐구하는 라이프 코치. 마음챙김, 자기이해, 가치 중심의 삶을 주제로 글을 쓰고 코칭하며, 사람들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다시 연결되도록 돕고 있다.

163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총 46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4화나는 어디로 가고 싶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