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할 '틈'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사색의 근육을 다시 키우는 '작은 몰입'의 힘

byItz토퍼

※ 본 글은 앞선 글 <09화 *"뭐부터 시작하지?"의 정체>의 성찰을 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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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야간 청소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어둑한 새벽길, 속절없는 바람만 오락가락하며 길바닥의 먼지를 날리고 있었다.

안 아픈 곳이 없다고 표현할 정도로 온몸이 쑤셔왔다. 정말 한숨을 토하기도 버거운.


청소 일을 하다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를 손으로 줍다가 날카로운 무언가에 찔렸다. 소독도 하지 않은 채 물로 대충 씻어냈더니 상처가 덧났는지 시간이 지날수록 욱신거리기 시작했다.


손바닥을 펼쳐보니 성한 곳이 별로 없었다. 그런데 정작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돌아가 글을 쓰려면 타이핑하기가 꽤 불편하겠다는 걱정뿐이었다. 스스로도 어이가 없어 걸음을 멈추고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직 깊은 새벽이라 외로운 샛별 곁에 별 몇 개가 희미하게 떠 있었다.

왠지 마음이 불편했다.


아니, 불편하다기보다 조금 서글펐다.

그리고 그 틈을 타 문장 하나가 조용히 찾아왔다.


요즘 나는 참 생각이 많다.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예전에는 왜 이러지 않았을까. 심리학자이자 철학자인 내가 생각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인데, 이제는 나이 탓부터 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그러고 보면 예전에도 생각은 많았다.


하지만 그것은 정답을 향해 달려가는 생각이었다. 이미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답을 찾아내는 사고였다. 지금의 생각은 다르다. 쉽게 답이 나지 않는 질문 하나를 오래 붙들고 살아가는 시간에 더 가깝다.




그때 오래전 읽었던 파스칼의 문장이 떠올랐다.


- 《팡세(Pensées)》'오락(Divertissement)' 中:

"인간의 모든 불행은 방 안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는 데서 온다."


"Quand je m’y suis mis quelquefois à considérer les diverses agitations des hommes... j’ai dit souvent que tout le malheur des hommes vient d’une seule chose, qui est de ne savoir pas demeurer en repos dans une chambre."

내가 인간들의 수많은 분주함과 위험, 전쟁, 다툼을 곰곰이 살펴보면서 내린 결론은 이것이었다. 인간의 모든 불행은 단 하나, 자기 방 안에서 조용히 머물 줄 모르기 때문에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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