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공부를 시작할 때 가장 무서웠던 말이 있었다.
내담자의 이야기에 내 상처가 흔들려 판단이 흐려지는 것.
나 같은 사람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들 했다.
상처가 많은 사람은 위험하다고.
나는 그 말을 오래 믿었다.
내 과거가 상담실에서는 약점이 될 거라고.
그래서 나는 내 이야기를 숨기는 데 익숙했다.
상담실 안에서만이 아니었다.
내 안에서도 그 시간을 밀어두었다.
흔들리지 않으려면 닫아두는 게 안전하다고 생각했다.
한 사람이 왔다.
무엇 하나 흐트러진 데가 없는 사람이었다.
옷도, 말투도, 앉은 자세도.
그녀는 자기가 지쳤다고 했다.
늘 잘하려고 애쓰는데, 애쓸수록 사람들이 자기를 힘들어한다고 했다.
그녀는 실수를 견디지 못했다.
자기 실수도, 남의 실수도.
일은 완벽하게 처리해야 했고, 조금의 빈틈도 넘어가지 못했다.
직원들이 힘들어했다.
남편도 지쳐갔다.
그리고 누구보다 자기 자신이 가장 힘들었다.
그런데도 멈출 수가 없다고 했다.
느슨해지는 순간 무언가 무너질 것 같다고.
나는 그녀의 완벽을 고치려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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