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내가 아픈 줄 몰랐다.
힘든 건 알았다.
그런데 그게 병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다들 이렇게 사는 줄 알았다.
예민한 성격이라고, 요즘 좀 힘든 시기라고 생각했다.
남편에게 화를 냈다.
별일도 아니었다.
설거지를 늦게 했다거나, 말투가 무뚝뚝했다거나.
평소라면 넘어갔을 일에 화가 났다.
화를 내고 나서도 화가 풀리지 않았다.
툴툴거리는 날이 늘었다.
세상 모든 일이 비관적으로 보였다.
잘 될 것 같은 일도 안 될 것 같았다.
좋은 소식을 들어도 곧 나쁜 일이 생길 것 같았다.
그게 며칠이 아니라 몇 주, 몇 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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