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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신작 <상자 속의 양>
칸 영화제 아시아 감독 최다 초청
10대에 봤을 때와 30대 때, 그리고 50대가 되어 다시 봤을 때
그때마다 눈에 보이는 것들이 달라지는 영화가 진정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고전적이지만 일본 영화 중에서는 나루세 미키오 <부운>-1955년, 오즈 야스지로의 <초여름>-1951년 이
저에겐 좋은 영화예요.
부운(1955)
패전 직후 일본을 배경으로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는 남녀를 그린 나루세 미키오의 대표작
10대 때는 남녀 간에 사랑만 보였습니다.
30대 때는 극의 배경에 드리운 전쟁이라는 그림자라든가 두 인물의 경제적 격차로 인해 감정의 균형이 어긋나는 미묘한 변화들이 눈에 보였습니다. 저 스스로 실연을 겪고 연애를 해나가면서 그 둘의 관계를 오나전히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더라고요.
보는 이의 인생 경험에 따라 작품이 이토록 다르게 읽힌다는 걸 깨닫고 새삼 실감했죠.
영화란 세월이 흐른 뒤에도
또 한 번 새롭게 만날 수 있는 매체
즉, 보는 사람의 성장에 맞춰 영화도 함께 성장한다는 느낌이에요.
영화를 만들기 시작할 때, 제 안을 맴도는 것은
메시지라기보다는 늘 질문이에요
문장 마지막에 물음표가 꼭 찍히는 어떤 질문이요.
질문을 던지는 일부터 출발합니다.
먼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을 안은 채 작품을 만들어 나가면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 같고
그게 정답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상태로 끊임없이 여러 고민을 반복하다가 그 과정 자체가
작품이 되어가는, 그런 감각이 있어요.
그렇기에 관객분들과 공유하고 싶은 건 '정답'이 아닌 '질문'입니다.
영화가 끝난 후에 제가 던진 질문이 관객의 마음속에서 자라나는 것
그게 창작자와 관객 사이의 가장 이상적인 관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감독님께서 말씀하시는 그 질문이 감독님이 작품을 만드시는 데 필요한 영감이라고 봐도 됩니까?
네, 그럴 때가 많습니다.
이번 '상자 속의 양'으로 말하자면 처음부터 명확한 문자의 형태를 띠고 질문이 떠올랐다고 하긴 어렵지만
'죽은 이는 누구의 것인가?라는 질문이 제 안에 자리 잡았고 그로 인해 이 영화가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중국에서 생성형 AI로 죽은 이를 되살리는 비즈니스가 인기를 끈다는 기사를 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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