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아직 오지 않은 일까지 오늘 견뎌야 할까

[어제의 나와 오늘도 싸웁니다]

by뿌리혁신가이드 안병민 대표

치료가 끝나면 나는 괜찮아질까.


나이 마흔에 대장암 수술을 받았다.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치료가 끝난 다음을 자꾸 걱정했다. 그때는 병이 나아 있을까. 낫지 않으면 어쩌나. 하나를 걱정하면 다음 걱정이 따라왔다. 아직 알 수 없는 일이었다. 생각할수록 막막했다.


그때 의사가 해준 말이 기억난다. 암 치료를 장애물 달리기에 빗댔다. 달리다 장애물이 나오면 넘는다. 다음 구간을 달리다 또 나오면 다시 넘는다. 그 말을 듣고 내가 보고 있던 장면을 돌아봤다. 나는 출발선에서 마지막 장애물까지 한꺼번에 넘으려 하고 있었다.


지금 치료도 쉽지 않은데 뒤에 생길 일까지 오늘 견뎌야 할 것 같았다. 치료가 끝나도 낫지 않으면 어쩌나. 그러면 또 무엇을 해야 하나. 다음 질문이 줄줄이 따라왔다. 답을 알 수 없으니 생각은 끝나지 않았다. 그 많은 질문에 답을 해야 오늘 치료도 받을 수 있을 것처럼 느껴졌다.


아직 모르는 일인데 마음속에서는 꽤나 상세했다. 나쁜 결과가 나오고, 나는 힘들어하고, 그다음 일도 어긋났다. 미래를 생각한다면서 유독 한쪽 이야기만 길게 썼다. 그렇게 될지 지금 알 수 없다는 사실은 어느새 빠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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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비즈랩] 대표|서울대 언론정보학과+HSE MBA|*저서 [마케팅 리스타트]+[경영일탈]+[그래서 캐주얼]+[숨은혁신찾기]+[사장을 위한 노자]+[주4일 혁명]+[질문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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