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나와 오늘도 싸웁니다]
석 달짜리 프로젝트 제안이 왔다. 해보고 싶은 일이다. 함께할 사람들도 좋다. 현장에서 만난 새 문제는 글 쓸 재료가 되기도 한다. 읽을수록 하고 싶다.
사실 그 석 달은 다음 바카라 원고를 쓰려고 비워둔 시간. 아이디어는 모였지만 글은 아직 성글다. 읽고 생각하고 문장을 고칠 시간이 필요하다. 프로젝트를 맡으면 그 시간이 줄어든다. 둘 다 좋다. 그래서 어렵다. 나쁜 조건이 하나라도 끼어 있었으면 고르기 쉬웠을 텐데.
주변에 물으니 답도 갈린다. “좋은 기회인데 아깝지.” “바카라부터 써야지. 미루다 언제 쓰겠어.” 한쪽 말에 기울었다 다른 말을 듣고 돌아온다. 다들 어느 쪽이 좋은지 자신 있게 말한다. 정작 결정할 나는 들을수록 더 헷갈린다.
한쪽은 새 경험을, 다른 쪽은 오래 미룬 원고를 높이 친다. 둘 다 맞는 말이다. 다만 누구도 내 석 달을 대신 살아주지는 않는다. 어느 쪽에 시간을 쓰면 무엇이 남고 무엇을 못 하게 될까. 좋은 기회라는 제안서에는 그 일을 하느라 미룰 내 원고 이야기는 없다. 프로젝트에 쓸 시간과 원고에 쓸 시간을 함께 따져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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