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뜻대로 되지 않는 삶을 어떻게 경영할까

[어제의 나와 오늘도 싸웁니다]

by뿌리혁신가이드 안병민 대표

컴퓨터가 고장 났다.


글도 자료도 강의안도 그 안에 있다. 그걸 꺼내야 일이 시작된다. 부랴부랴 컴퓨터를 들고 수리점으로 달렸다. 하필 주말까지 끼었다. 이삼일, 일을 제대로 못 했다. 컴퓨터가 멈추니 내 일도 멈췄다. 이 기계가 내 일정까지 관리하고 있었나.


평소에는 컴퓨터를 켜고 파일을 열면 됐다. 인터넷만 연결되면 읽고 쓰고 고칠 것이 한가득. 그런데 같은 바카라상에 앉아도 할 수 있는 일이 달라졌다. 내가 일을 시작하기까지 필요한 것이 이렇게 많았나 싶다. 멀쩡한 컴퓨터도, 인터넷도, 지금은 망가진 컴퓨터를 고쳐줄 사람도 필요하다. 늘 당연하게 여기던 일이어서 그동안 잊고 있었다.


이런 날은 결론부터 내리기 쉽다. 오늘은 꽝이다! 글도 못 썼고 강의안도 그대로다. 하지만 수리점에 다녀온 시간은 어디로 갔을까. 다시 일하려고 움직였는데 계획표에 없었자고 한 일이 없다고 여긴다. 심사위원도 나다. 억울한 사람도 나다.


목록에는 글쓰기와 자료 정리가 있었다. 컴퓨터를 들고 뛰는 일은 없었다. 깔끔한 목록이었다. 고장 같은 건 안 난다는 조건이 붙었을 뿐. 실제로는 컴퓨터가 고장 났다. 그러면 하루를 채점하는 기준도 바뀌어야 하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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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비즈랩] 대표|서울대 언론정보학과+HSE MBA|*저서 [마케팅 리스타트]+[경영일탈]+[그래서 캐주얼]+[숨은혁신찾기]+[사장을 위한 노자]+[주4일 혁명]+[질문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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