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나와 오늘도 싸웁니다]
“나는 원래 혼자 하는 게 편해.”
함께 일하자는 제안에 이렇게 답할 때가 있다. 누가 무엇을 맡고 어떻게 진행할지는 듣지도 않았다. ‘혼자가 편해’라는 말이 곧 ‘이번에도 혼자 할게’가 된다. 이번 일이 어떤지 알기도 전에 늘 하던 말로 끝낸다.
그럴 만한 이유는 있다. 여럿이 일하면 의견을 맞춰야 한다. 남의 일이 늦어지면 내 일정도 바뀐다. 일을 나누려고 모였는데 회의만 늘어난다. 회의할 사람은 많다. 마무리할 사람은 없다. 결국 남은 일을 혼자 떠안았다면 혼자 하겠다는 말이 절로 나올 만하다.
그런 일을 한번 겪고 나면 혼자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일을 떠올릴 때 함께한 사람과 일하던 방식은 빼놓는다. ‘그 사람들과 그렇게 일하기 힘들었다’가 ‘나는 여럿이 일하는 걸 싫어한다’로 바뀐다. 그때의 고생으로 앞으로 만날 사람들까지 미리 정해버린다.
돌아보면 함께해서 좋았던 일도 있다. 붙들고 있던 문제를 누군가 한마디로 풀어줬다. 서로 잘하는 것을 맡았더니 혼자 할 때보다 잘됐다. 그런 기억은 나를 설명할 때 쏙 빠진다. 그땐 사람이 좋았으니까. 일이 잘 풀렸으니까. 특별한 경우로 치고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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