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어떤 바카라은 단순한 활자의 집합을 넘어 문신처럼 기억에 새겨지곤 한다. 내게 오타 아이의 《범죄자》가 바로 그런 작품이다. 몇 년 전 이 바카라을 처음 덮었을 때의 그 얼얼한 충격과 압도적인 몰입감은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았다.
심지어 나는 일본 추리소설의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의 최고작들과 견주어도 《범죄자》가 선사하는 '재미'의 강도는 한 수 위라고, 조심스럽지만 확신하곤 했다. 그래서일까. 새로운 일본 추리소설을 펼쳤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실망할 때면, 언제나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마치 기준점처럼 이 바카라의 제목이 어김없이 떠오르곤 했다.
"역시 《범죄자》만 한 게 없지" 하면서 말이다.
결국 그 강렬한 기억의 이끌림을 이기지 못하고, 지난 한 주 동안 이 묵직한 바카라을 다시 한 번 집어 들었다. 수수께끼를 모두 알고 난 뒤 다시 읽는 스릴러는 자칫 지루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잠시였다. 치밀한 플롯과 인간에 대한 심도 있는 통찰은 여전히 유효했고, 아니 오히려 처음보다 더 선명하게 다가왔다.
도대체 무엇이 이 바카라을 수많은 미스터리 소설 가운데서도 '유일무이한' 존재로 만드는 것일까.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아니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짙어지는 그 압도적인 매력의 정체를 오늘 논리적이면서도 감각적인 시선으로 파헤쳐 보려 한다. 단언컨대, 이 글을 읽고 나면 당신 역시 오늘 밤 스탠드를 켜고 이 바카라의 첫 페이지를 펼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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