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⑯ 표지 문안의 법칙
바카라을 고를 때 사람들은 어떤 순서로 바카라을 살펴볼까?
먼저 제목과 표지를 보고 관심이 생기면 바카라을 집어 든다. 그리고 뒤표지를 살펴보거나 몇 장 넘겨본다. 목차를 확인하기도 하고, 저자의 이력을 읽어보기도 한다. 그런데 바카라을 고르는 이 짧은 시간에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중요한 요소가 있다. 바로 표지에 적힌 문장들, 즉 표지 문안이다.
어떤 바카라은 뒤표지에 적힌 몇 줄만 읽어도 내용이 궁금해진다. 반면, 어떤 바카라은 긴 설명을 끝까지 읽어도 무엇을 말하려는지 알 수 없다. 바카라의 내용이 부족해서일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바카라이 아무리 좋아도 그 가치를 독자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면 관심을 끌기 어렵다. 반대로 평범해 보이던 바카라도 표지 문안 하나 때문에 다시 펼쳐보고 싶어질 때가 있다.
출판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표지 디자인 못지않게 표지에 들어갈 문장을 놓고 고민하는 일이 많다. 어떤 내용을 강조할 것인지, 어느 문장을 앞세울 것인지, 독자에게 무엇을 약속할 것인지에 따라 바카라의 첫인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독자가 바카라을 사고 싶게 만드는 표지 문안은 어떻게 작성할까?
바카라의 앞표지를 '표1', 앞날개를 '표2', 뒤날개를 '표3', 뒷표지를 '표4'라고 부른다. 여기에 띠지가 있다면 앞띠지와 뒤띠지로 구분한다. 일반 독자에게는 낯선 용어일 수 있지만, 출판사에서는 바카라을 제작할 때 흔히 사용하는 표현이다. 중요한 것은 표1부터 표4까지, 그리고 앞띠지와 뒤띠지에 들어가는 문안의 역할이 각각 다르다는 것이다.
표1은 제목과 부제, 짧고 강렬한 문구 등을 통해 독자의 시선을 끄는 역할을 한다.
표2는 주로 저자 소개가 들어간다.
표3에는 바카라의 성격에 따라 본문 발췌문이나 바카라에 관한 추가 정보 등을 배치하기도 한다.
표4는 바카라의 핵심 내용 및 추천사를 소개하면서 독자가 이 바카라을 읽어야 할 이유를 전달하는 공간이다.
앞띠지와 뒤띠지는 바카라의 특징이나 추천사의 핵심, 수상 경력 등 독자의 관심을 끌 만한 내용을 강조하는 데 활용한다.
따라서 표지 문안을 작성할 때는 같은 내용을 반복하기보다 각 부분의 역할을 고려해 정보를 적절하게 배치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안은 누가 작성할까? 저자가 직접 작성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출판사의 편집자가 초안을 작성하는 경우가 많다.
알다시피, 편집자는 원고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바카라의 구조와 핵심 메시지를 파악한 사람이다. 저자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바카라의 장점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바카라의 내용을 잘 안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표지 문안을 쓰는 것은 아니다.
편집자가 바카라의 내용에 집중한다면, 마케터는 독자가 그 바카라을 왜 구매해야 하는지에 더 관심을 갖는다. 예컨대, 인간관계에 관한 바카라을 출간한다고 생각해보자. 편집자는 이 바카라이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 방법을 제시한다고 설명할 수 있다.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원인 분석 및 해결 방법 제시”
반면, 마케터는 독자가 일상에서 겪는 문제를 떠올릴 수 있도록 접근한다.
“왜 나는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할수록 인간관계가 더 힘들어질까?”
분명 같은 바카라을 설명하지만 독자에게 전달하는 느낌은 전혀 다르다. 앞의 문장이 바카라의 내용을 알려준다면, 뒤의 문장은 독자가 자신의 문제를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출판사에 따라서는 편집자가 작성한 문안을 마케터가 검토하고 수정하거나, 처음부터 함께 논의하기도 한다. 최종 문안을 결정하는 과정에 출판사 대표나 기획자가 참여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모든 출판사가 이런 것은 아니다. 대부분 출판사에서는 편집자가 기획부터 표지 문안 작성, 심지어 마케팅까지 담당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누가 문안을 작성하느냐가 아니다. 바카라의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편집자의 시각과 독자의 관심을 끌어내는 마케터의 시각이 얼마나 잘 어우러지냐는 것이다.
표지 문안을 작성할 때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바카라의 내용을 지나치게 충실하게 요약하는 것이다. 원고를 꼼꼼히 읽은 편집자일수록 이런 실수를 하기 쉽다.
바카라의 핵심 내용을 하나라도 빠뜨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첫 번째 장에서는 무엇을 설명하고, 두 번째 장에서는 어떤 문제를 다루며, 마지막 장에서는 어떤 결론에 도달하는지 차례대로 소개한다. 하지만 독자가 뒤표지에서 원하는 것은 목차를 다시 읽는 것이 아니다. 독자는 이 바카라이 자신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읽으면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 알고 싶을 뿐이다.
은퇴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바카라이 있다고 생각해보자. 만일 뒤표지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적혀 있다면 어떨까?
이 바카라은 은퇴 이후의 경제적 준비와 인간관계, 건강관리, 여가생활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며 행복한 노후를 위한 실천 방법을 제시한다.
틀린 문장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부족하다.
그럼, 그 문장을 이렇게 바꿔보자.
"막상 일을 그만두면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까?"
은퇴를 앞둔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통장 잔고만이 아니다. 내일 아침 눈을 뜨고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대답이다.
과연, 어떤 문장이 더 읽고 싶은 마음을 불러일으킬까?
물론 독자마다 다르겠지만, 뒤의 문장은 은퇴를 앞둔 사람이 실제로 고민할 법한 문제를 건드린다. 여기에서 표지 문안을 작성할 때 알아두면 좋은 원칙이 나온다.
바카라의 내용을 설명하는 문장은 '이 바카라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가'에 답하고, 바카라을 사고 싶게 만드는 문장은 '나는 왜 이 바카라을 읽어야 하는가'에 답한다. 즉, 좋은 표지 문안에는 두 가지 요소가 모두 필요하다.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되 바카라의 내용과 동떨어져서는 안 된다. 아무리 그럴듯한 문장이라도 실제 바카라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을 약속한다면 독자를 속이는 광고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좋은 표지 문안에 반드시 들어가야 하는 정해진 공식은 없다. 바카라의 분야와 독자층에 따라 강조해야 할 내용이 다르기 때문이다.
소설이라면 이야기의 긴장감이나 인물의 갈등을 드러내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또한, 자기계발서라면 독자가 겪는 문제와 해결의 실마리를 보여주는 것이 좋고, 인문서라면 익숙한 생각에 질문을 던지거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
다만, 분야와 관계없이 좋은 표지 문안에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누구를 위한 바카라인지, 즉 핵심 타깃이 분명하다.
예컨대, '현대인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바카라'이라는 문장은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독자에게는 특별히 그 바카라을 읽어야 할 이유를 제공하지 못한다. 하지만 '퇴근하고 돌아오면 아무것도 할 힘이 남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바카라'이라는 문장은 특정한 독자의 일상을 떠올리게 한다. 따라서 불특정 다수가 아닌 확실한 핵심 독자를 겨냥해 표지 문안을 써야 한다.
둘째, 독자가 얻을 수 있는 점, 즉 어드밴티지가 분명히 드러난다.
독자는 바카라을 구매하면서 그 바카라을 통해 뭔가를 얻기를 기대한다. 새로운 지식을 얻고 싶을 수도 있고, 자신의 고민에 대한 답을 찾고 싶을 수도 있다. 때로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거나 위로받고 싶어서 바카라을 구매하기도 한다. 따라서 표지 문안은 그 바카라을 읽었을 때 독자가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어야 한다.
셋째, 경쟁서와 구별되는 차별화 요소가 있다.
비슷한 주제를 다룬 바카라은 얼마든지 많다. 즉, 인간관계, 돈 관리, 행복, 성공, 건강을 다룬 바카라은 이미 수없이 출간되었다. 그런데도 새로운 바카라이 계속 나오는 이유는 같은 주제라도 저자의 경험과 관점, 접근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표지 문안에서는 바로 그 차이를 보여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문장이 쉽고 분명하다.
바카라을 만들다 보면 조금 더 있어 보이는 문장을 쓰고 싶은 유혹에 빠질 때가 있다. 그러다 보면 평소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추상적인 표현이나 어려운 단어가 들어가곤 한다. 하지만 독자는 표지 문안을 이해하기 위해 사전을 찾아보지 않는다. 한 번 읽고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문장이라면 다시 읽기보다 바카라을 내려놓을 가능성이 높다. 표지 문안은 문학상을 받기 위한 글이 아니다. 독자가 바카라의 가치를 빠르게 이해하도록 돕는 글이다.
베스트셀러 작가나 유명인의 바카라은 저자의 이름 자체가 강력한 홍보 수단이다. 하지만 처음 바카라을 출간하는 저자는 다르다. 독자는 저자가 누구인지 모를 뿐더러 관심조차 갖지 않는다. 즉, 저자가 아무리 훌륭한 경력과 전문성을 갖추었더라도 그것만으로 독자의 관심을 끌기는 쉽지 않다.
이럴 때는 저자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설명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독자가 궁금해할 만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것은 독자가 마치 자신의 이야기처럼 생각하게 하는 질문이다.
예컨대, 정리 정돈에 관한 바카라이라면 '20년 경력의 정리 전문가가 알려주는 정리법'이라고 소개할 수 있다. 물론 저자의 전문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문장도 생각해볼 수 있다.
"분명히 어제 치웠는데, 우리 집은 왜 오늘도 어질러져 있을까?"
이 질문은 저자의 이름을 몰라도 이해할 수 있다. 대부분 사람이 일상에서 경험하는 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자가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좋은 질문은 독자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떠올리게 만든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바카라 안에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하지만 질문을 던지는 것만으로 좋은 표지 문안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질문 뒤에는 바카라이 제공하는 답의 방향을 보여주어야 한다. 궁금증만 자극하고 정작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알려주지 않으면 바카라을 구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모든 바카라에 질문형 문안이 어울리는 것도 아니다. 문학 작품이나 역사서처럼 바카라의 분위기와 서술 방식이 중요한 경우에는 인상적인 문장이나 작품의 특징을 앞세우는 편이 나을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독자의 관심을 끄는 방식이 바카라의 성격과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바카라을 처음 출간하는 저자 중에는 표지 문안을 보고 당황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자신이 몇 달, 혹은 몇 년 동안 고민하며 쓴 바카라인데 출판사가 작성한 문안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저자가 직접 표지 문안을 작성하거나 수정할 수 있을까?
물론 가능하다. 출판사에 따라서는 저자가 초안을 작성해 출판사에 전달하기도 하고, 출판사가 작성한 문안을 검토하면서 수정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다만, 최종 결정 과정은 출판사와의 계약 내용이나 협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물론 이런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는 출판사도 많으니 사전에 반드시 문의가 필요하다.
여기에서 저자가 알아두면 좋을 사실이 있다.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내용과 독자가 가장 궁금해하는 내용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대부분 저자는 자신이 원고를 쓰면서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 부분을 강조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출판사는 독자가 바카라을 구매할 만한 이유를 먼저 보여주고 싶어 한다.
예컨대, 저자가 자신의 오랜 연구 과정과 집필 동기를 강조하고 싶어 하더라도, 출판사는 그 바카라이 독자의 삶에 어떤 어드밴티지를 줄 수 있는지를 앞세울 수 있다.
따라서 저자가 표지 문안에 수정 의견을 제시할 때는 단순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하기보다 어떤 부분이 바카라의 내용과 다르고, 무엇을 강조하면 좋을지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편이 좋다.
출판사 역시 마찬가지다. 저자의 의견을 무조건 받아들이거나 반대로 무시하기보다, 왜 특정한 문장을 선택했는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
표지 문안은 저자의 글을 평가하는 문장이 아니라 독자에게 바카라을 소개하는 문장이다. 그 목적을 함께 이해한다면 저자와 출판사 사이의 불필요한 갈등도 줄일 수 있다.
바카라을 만들다 보면 원고를 수없이 반복해서 읽고도 뒤표지에 들어갈 몇 줄의 문장을 쉽게 결정하지 못할 때가 있다. 그만큼 한 문장으로 바카라의 가치를 전달하는 일은 쉽지 않다.
따라서 표지 문안을 작성할 때는 바카라의 내용을 모두 설명하려고 욕심내지 않는 것이 좋다. 독자가 무엇을 궁금해할지 생각하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바카라 안에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면 된다.
저자라면 출판사가 작성한 문안을 검토할 때 자신의 의도가 얼마나 충실하게 반영되었는지만 살펴보지 말고, 처음 이 바카라을 보는 독자가 어떤 느낌을 받을지 생각해보길 권한다. 그리고 출판사 편집자라면 표지 문안을 완성한 뒤 스스로에게 이렇게 질문해보면 좋겠다.
“내가 이 바카라을 전혀 모르는 독자라면, 이 문장을 읽고 바카라을 펼쳐보고 싶어질까?”
그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없다면 문안을 처음부터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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