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⑮ 추천사의 법칙
바카라 표지나 띠지에 유명 작가, 방송인, 교수, CEO 등의 추천사가 적혀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때로는 바카라의 제목보다 추천인의 이름이 더 눈에 띄기도 한다.
출판사는 왜 이렇듯 유명인의 추천사를 앞세우려고 할까? 무엇보다도 추천사 한 줄이 정말 바카라의 운명을 바꿀 수 있을까?
한때는 유명인의 추천사가 바카라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독자의 구매를 유도하는 효과적인 홍보 수단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사정이 조금 달라졌다. 추천사가 바카라에 포함되는 상투적인 마케팅 장치로 여겨지면서 독자들도 더는 유명인의 이름만 보고 바카라을 선택하지 않게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어떤 바카라을 펼쳐도 비슷한 찬사가 등장한다. '반드시 읽어야 할 바카라', '올해 최고의 바카라', '인생을 바꿀 바카라' 같은 표현이 반복되다 보니 추천사의 설득력도 예전 같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추천사의 가치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바카라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고 진심을 담아 쓴 추천사는 여전히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다.
출판사가 추천사를 받으려는 가장 큰 이유는 바카라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다. 독자는 바카라을 구매할 때 여러 가지를 살펴본다. 제목과 표지를 보고, 저자의 이력을 확인하고, 목차나 바카라 소개를 읽어본다. 여기에 유명한 사람이 그 바카라을 추천한다면 관심이 조금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처음 바카라을 내는 저자에게는 추천사가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미 유명한 작가라면 이름만으로도 독자의 관심을 끌 수 있다. 하지만 신인 저자의 경우 바카라 내용이 아무리 좋아도 독자에게 그 가치를 알리기가 쉽지 않다. 이때 해당 분야에서 인정받는 전문가나 유명 작가의 추천사는 바카라을 선택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정보가 된다.
예컨대, 경제학자가 쓴 바카라에 저명한 경제학자의 추천사가 실려 있다면 어떨까? 독자는 적어도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관심을 가질 만한 바카라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추천사가 바카라의 품질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다. 추천인이 바카라을 좋게 평가했다는 사실과 모든 독자가 만족할 만한 바카라이라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출판사가 추천사를 활용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바카라의 특징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추천사는 바카라에 대한 평가이자 출판사가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홍보 문구이기도 하다.
저자가 자신의 바카라을 아무리 좋다고 설명해도 독자는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받아들인다. 하지만 제3자가 바카라의 장점을 이야기하면 상대적으로 객관적인 평가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래서 출판사는 추천사를 단순히 바카라의 앞부분에 싣는 데 그치지 않는다. 표지나 띠지에 넣기도 하고, 온라인서점의 바카라 소개와 광고, 보도자료 등에 활용하기도 한다.
다만, 추천인의 명성이 높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추천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바카라의 내용과 관련성이 부족한 사람의 추천사나 의례적인 칭찬으로 가득한 추천사는 오히려 독자의 반감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바카라의 특징은 제대로 짚어내지 못한 채 과장된 찬사만 늘어놓는 경우 거부감을 불러일으켜 저자와 출판사 모두에게 손해가 된다.
바카라을 처음 출간하는 저자들이 궁금해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추천사는 누가 받아야 하느냐는 문제다.
정해진 원칙은 없다. 저자가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에게 직접 부탁하기도 하고, 출판사가 바카라의 성격에 맞는 사람을 찾아 섭외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저자와 출판사가 추천인 후보를 함께 정하기도 한다.
예컨대, 저자가 해당 분야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왔다면 추천사를 부탁할 만한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학자라면 동료 연구자나 선배 학자에게, 기업인이라면 함께 일했던 경영자나 전문가에게 부탁하는 식이다.
반면 저자에게 특별한 인맥이 없다면 출판사가 직접 적합한 추천인을 찾아 섭외하기도 한다. 이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추천인의 유명세보다 바카라의 주제와 얼마나 관련이 있는가 하는 점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추천인에게 소정의 사례비를 지급하기도 한다.
추천인을 정했다면 실제로 부탁하는 과정이 남아 있다. 먼저 추천사를 부탁해도 되는지 의사를 확인하고, 바카라의 기획 의도와 원고를 전달한다. 이때 추천인이 원고를 읽을 시간을 고려해 일정을 협의해야 하며, 추천사를 어디에 사용할 것인지도 알려주는 것이 좋다.
유명인의 한마디가 바카라의 판매량을 크게 늘린 사례는 적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0년대 초반 방송됐던 MBC 예능 프로그램 《느낌표!》의 ‘바카라바카라바카라 바카라을 읽읍시다’이다.
당시 이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에게 좋은 바카라을 소개하고 독서를 권장하는 취지로 기획되었다. 하지만 그 영향력은 단순한 독서 캠페인을 넘어섰다. 방송에서 선정한 바카라들이 잇따라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출판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바카라이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와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다. 방송을 통해 바카라이 소개되자 평소 바카라을 가까이하지 않던 사람들까지 서점을 찾았고, 선정 도서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다.
당시 출판계에서는 이 프로그램에 어떤 바카라이 선정될지가 큰 관심사였다. 방송에 소개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홍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KBS의 《TV, 바카라을 말하다》 역시 바카라을 대중에게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유명 작가와 평론가, 전문가들이 출연해 바카라의 내용을 소개하고 토론하면서 시청자들이 바카라에 관심을 갖도록 만들었다.
최근에는 그 역할을 유튜브와 SNS가 대신하고 있다. 유명 아이돌이 읽고 있는 SNS에 등장하거나, 배우가 인터뷰에서 감명 깊게 읽은 바카라을 언급하면 해당 도서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정치인이나 슬롯적으로 영향력 있는 인물이 특정 도서를 추천하면서 판매가 급증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유명인의 이름이 등장했다고 해서 모든 바카라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바카라바카라바카라 바카라을 읽읍시다’가 큰 반향을 일으킨 데에는 단순히 유명 방송인이 바카라을 추천했다는 사실 이상의 이유가 있었다. 방송을 통해 바카라의 내용과 의미를 소개하고, 시청자들이 함께 바카라을 읽도록 독려했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누가 추천했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어떤 바카라이며, 왜 읽어야 하는지에도 관심을 갖는다. 따라서 유명인의 이름을 표지에 넣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왜 이 바카라을 추천하는지 독자가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서점에 가보면 유명인의 추천사가 적힌 바카라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문제는 추천사가 많아질수록 독자들이 그 내용을 특별하게 받아들이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어떤 바카라에는 유명인 서너 명의 추천사가 실려 있고, 어떤 바카라에는 열 명이 넘는 사람의 이름이 등장하기도 한다.
추천사 역시 거의 비슷하다. 바카라의 특징에 대한 설명은 없고, '반드시 읽어야 할 바카라', '올해 최고의 바카라', '인생을 바꿀 바카라', '이 시대에 꼭 필요한 바카라' 같은 상투적인 문구의 반복이다.
그걸 보고 있노라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과연, 이 추천사를 쓰기 위해 바카라을 읽기는 한 것일끼?”
실제로 좋은 바카라이 많을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바카라이 인생을 바꿀 만큼 대단한 바카라일 수는 없다. 더구나 추천인의 이름만 바꾸면 다른 바카라에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 문구라면 독자가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물론 출판 현장에서는 추천사를 부탁하는 사람과 추천인 사이의 친분이 작용하는 경우도 있다. 저자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워 추천사를 써주거나, 충분히 검토할 시간이 없어 간략한 문장으로 대신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추천사를 의심할 필요는 없다. 실제로 원고를 꼼꼼히 읽고 정성스럽게 추천사를 작성하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이다.
독자들은 이제 추천인의 유명세만으로 바카라을 판단하지 않는다. 여러 판단 기준 가운데 하나로 생각할 뿐이다. 따라서 지나치게 과장된 추천사는 오히려 독자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 추천사가 흔해진 시대일수록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유명인의 이름이 아니라 추천 내용의 구체성과 진정성이기 때문이다.
추천인을 어렵게 섭외했다고 해서 모든 일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때부터 출판사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말했다시피, 추천사를 부탁할 때는 완성된 원고와 함께 바카라의 기획 의도, 목차, 저자 소개 등을 전달하는 것이 좋다. 추천인이 바카라의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이때 출판사가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추천사에 들어갈 문구까지 미리 정해놓고 부탁하는 것이다. 물론 바카라에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특정한 표현을 요구하거나 무조건 좋은 평가를 부탁한다면 추천사의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추천사를 받은 뒤에는 또 다른 고민이 시작된다.
우선, 추천인의 이름과 직함을 정확하게 표기해야 한다. 이는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간혹 확인하지 않고 추천인의 직함을 멋대로 쓰는 경우도 있다.
추천사가 길 경우 표지나 띠지에 모두 담기 어렵다면 일부 문장을 발췌하기도 한다. 이때는 추천인의 본래 의도가 달라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가능하면 발췌한 문구를 추천인에게 확인받는 것이 좋다. 특히 추천사를 짧게 줄이는 과정에서 원래의 의미보다 훨씬 강한 찬사로 바뀌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예컨대, 추천인이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바카라"이라고 평가했는데, 출판사가 이를 "반드시 읽어야 할 바카라"으로 바꿔 표지에 넣는다면 어떨까? 추천인이 실제로 하지 않은 평가를 한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셈으로, 잘못된 정보가 될 뿐만 아니라 추천인에게도 매우 실례가 되는 일이다.
추천사는 출판사가 마음대로 고쳐 쓸 수 있는 광고 문구가 아니다. 추천인의 이름을 걸고 독자에게 전달하는 평가다. 좋은 추천사를 받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그 추천사를 정직하게 사용하는 일이다. 출판사가 당장의 홍보 효과를 위해 추천인의 뜻을 왜곡한다면 추천인과 독자 모두의 신뢰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카라을 처음 출간하는 저자 가운데는 추천사를 부탁할 만한 사람이 없어서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유명한 사람을 알지 못하고,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 특별한 인연도 없다면 추천사를 받는 일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추천사가 없다고 해서 바카라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추천사는 독자의 관심을 끄는 여러 방법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바카라의 분야에 따라서 그 필요성 역시 다르다. 전문적인 지식이나 새로운 이론을 소개하는 바카라이라면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이 독자의 판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소설이나 에세이는 바카라의 제목과 표지, 작품의 일부만으로도 독자의 호기심을 끌 수 있다.
추천사가 없어도 좋은 바카라은 얼마든지 독자를 만날 수 있다. 오히려 바카라과 관련성이 부족한 유명인의 추천사를 억지로 넣는 것보다 추천사 없이 출간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굳이 추천사를 받기 위해 무리하게 인맥을 동원할 필요는 없다. 출판사와 상의해 바카라의 성격에 맞는 추천인이 있는지 검토하고, 적합한 사람이 없다면 다른 방법으로 바카라의 장점을 전달하면 된다. 표지 문안이나 보도자료, 저자 인터뷰 등을 통해서도 독자에게 바카라의 가치를 얼마든지 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추천사는 있으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없다고 해서 반드시 불리한 것은 아니다. 바카라을 읽고 싶게 만드는 이유가 분명하다면 유명인의 추천사가 없어도 독자는 그 바카라을 선택할 수 있다.
유명인의 이름을 표지에 넣는 일보다 어려운 것은 독자가 믿을 만한 추천사를 얻는 일이다. 따라서 추천사를 부탁할 때는 그 사람이 얼마나 유명한지보다 바카라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부터 생각해봐야 한다. 유명한 사람 10명이 비슷한 칭찬을 늘어놓는 것보다, 바카라을 제대로 읽은 한 사람이 구체적인 이유를 들어 추천하는 것이 훨씬 더 진정성 있고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명인의 추천사를 받지 못했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추천사가 없다고 좋은 바카라이 나쁜 바카라이 되는 것은 아니며, 추천사가 있다고 평범한 바카라이 훌륭한 바카라으로 바뀌는 것도 아니다.
좋은 추천사는 유명한 사람의 이름을 빌리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왜 이 바카라을 추천하는지 독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추천사 한 줄이 바카라의 운명을 바꿀 수는 있다. 그러나 그 힘은 추천인의 유명세만이 아니라 독자가 그 사람의 말에 얼마나 공감하고 신뢰하는지에서 나온다.
이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 전용 콘텐츠입니다.
작가의 명시적 동의 없이 저작물을 공유, 게재 시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