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도 훨씬 지난 여름 이야기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맞이한 대학 시절의 여름방학. 돌이켜보면 대학생에게 방학이란 그리 특별한 시간이 아니었다. 매일이 어느 정도는 자유였고, 매일이 어느 정도는 방황이었다. 그럼에도 여름방학에는 다른 계절의 방학이 흉내 낼 수 없는 고유한 결이 있었다.
아침 일찍 눈을 떠야 한다는 의무가 사라진 시간. 강의실을 향해 길고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내릴 필요가 없어진 시간. 하루는 갑자기 넓어졌고, 시간은 마치 세상 어딘가에 걸음을 두고 온 것처럼 느리게 흘렀다.
그해 여름은 유난히 뜨거웠다.
태양은 하늘 한가운데서 세상을 녹여버릴 듯 이글거렸고, 매미는 자신의 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아는 것처럼 쉼 없이 울어댔다.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 위에서는 아지랑이가 피어올라 세상을 조금씩 흔들어 놓았다.
나는 늦게 잠들고 늦게 일어났다. 특별히 해야 할 일도, 그렇다고 하고 싶은 일도 많지 않았다. 가끔은 그런 나 자신이 못마땅해 혼자 반성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반성조차 오래가지 않았다. 어쩌면 나는 진심으로 반성한 것이 아니라, 적어도 반성은 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사실에 안도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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