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멘토 내몸공부-1부1장
냉장고 한 칸, 포켓 하나를 영양제가 차지하고 있다. 오메가3, 피쉬오일, 눈을 좋게 한다는 루테인, 글루코사민에 홍삼정까지, 냉장고에 언제 넣었는지 기억이 안 난다. 식탁 근처 한구석에는 도라지 가루, 관절에 좋다는 환약까지. 영양제 병들을 바라볼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씁쓸해진다. 불안함이 밀려올 때마다 하나씩 사 모은 결과다. 몸에 좋다는 소문을 들으면 인터넷을 검색하고 결제 버튼을 눌렀다. 그렇게 사들인 건강기능식품이 한 달에 수십만 원에 달했다.
그러나 통장 잔고가 줄어드는 만큼 내 몸이 가벼워진 것은 아니었다. 약병은 늘어가는데 피로는 쌓였고, 속은 늘 더부룩했다. 내 몸이 나빠진 진짜 원인은 영양분이 모자라서가 아니었다. 냉장고 한 칸을 가득 채운 무거운 음식들과 끊임없이 무언가를 더 넣으려는 내 습관 때문이었다.
통장을 가벼운 불안으로 채우는 약병들
오십을 넘어가면 누구나 건강에 대한 불안을 느낀다. 아침에 일어날 때 몸이 예전 같지 않고, 여기저기 쑤시기 시작하면 겁이 난다. 그 불안을 가장 쉽게 달래주는 도구가 바로 건강기능식품이다. 홈쇼핑을 잠깐 보면 '저거만 있으면 내 몸이 다 해결될 것같아.'라는 생각에 빠진다. 간단하게 영양제 한 알을 삼키면 오늘 하루 내 몸에 할 일을 다 한 것 같은 위안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었다. 우리가 먹는 영양제 상당수는 건강의 근본을 바꿔주지 못한다. 오히려 몸의 자정 능력을 떨어뜨리고, 통장 빠져나가는 구멍만 넓힐 뿐이다. 불필요한 영양제와 몸에 맞지 않는 보양식에 돈을 쓰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일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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