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군지 '7세 고시'에 대충격

영어는 초저 때 끝낸다?

by나오

아이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급하게 학군지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공부를 시키려고 왔다기보다는, 지역 만기로 학교를 옮겨야 했고 남편의 출퇴근 거리도 가까워져서다.


표면적인 이유는 그렇다.

하지만 사실은, 친구를 따라가는 천방지축 남자아이를 키우며 지레 걱정되는 마음이 더 컸다.




원래 사립 초등학교니, 학군지니 이런 엄마들 이야기들에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육아휴직 후 복직한 첫 해, 중학교 2학년 담임을 맡으면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당시 우리 반에는 소위 '금쪽이'로 불리던 학생이 있었다. 잠시도 앉아 있지 못하는 심각한 ADHD 증상을 보였고, 산만함을 넘어서 교내외에서 여러 문제를 일으켰다.


대안 프로그램, 상담, 치료 등 가능한 방법은 다 찾아봤고 보호자와도 매일 연락했다. 하지만 가정 내 상황 역시 심각했고, 타개바카라을 제시해도 아이는 방치되기 일쑤였다. 결국 결석이 잦아졌고, 소년원을 들락날락 하게 되었다.


문제는 그 아이 하나로 우리 반 전체가 흔들렸다는 점이다. 교실에서 돌아다니고 수업을 자주 방해하여 학습 분위기도 엉망이 되어 갔다. 특히 몇몇 남학생들이 눈에 띄게 영향을 받아 변해가는 모습이 걱정스러웠다.


예전과 달리, '문제아'가 있어도 대부분 학교에서는 그 바카라임을 담임에게 맡긴다. 당시 교감 선생님과 학생 부장님에게 여러 차례 상의했지만, 돌아오는 건 담임이 알아서 하라는 내용 뿐이었다. 담임에게만 떠 넘기는 구조는 너무 가혹했다. 일개 교사가 할 수 있는 건 여러 방바카라을 보호자에게 제공하는 것뿐이었다. 3초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눈 맞춤조차 안 되는 학생은 상담도 어려웠다.


그 때 처음으로 생각했다.

공립교사인 내가,
내 아이만큼은 학군지 학교를 보내야겠다고.

아이를 지키기 위해서 말이다.

... 참 슬픈 일이다.


몇 년이 지난 지금도 한 번씩 그 아이가 마음에 걸린다. 2학년 출결일수 이틀을 남기고 겨우 진급을 시켰는데, 3학년이 되자마자 교외에서 큰 사고를 일으켜 결국 일 년 내내 소년원에 가 있어 거의 볼 수가 없었다.


내가 좀 더 노력했다면 달라졌을까?

여러 번 되짚어봤지만, 다시 그때로 돌아가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사 전, 영어 학원을 알아보는데 정규 레벨 테스트 시기를 놓쳐서 개별 신청을 해야만 했다. 1~2월에 초1반이 이미 구성된 상태였다. 테스트를 보고 대기하다 자리가 나야 들어갈 수 있는 구조였다. 미리 준비를 했어야 했는데 일이 바빠 시기를 놓친 게 아쉬워 자바카라이 들었다.


총 세 군데에서 레테를 봤고, 학군지의 벽은 생각보다 더 높았다.


우리 아이는 7세 1년 동안 영어 유치원을 다녔다. 처음부터 계획했던 건 아니었고, 영어를 배우고 싶다는 아이의 의지로 시작하게 되었다. 운 좋게 상급반에 배정되어 나름 즐겁게 다녔던 것 같다.


학군지에 와보니 1년 차는 비빌 수가 없었다. 그래도 결과는 1년 배운 것에 비해 잘 나와서 현재 영어 학원을 다니고 있긴 하지만, 5세부터 3년을 다닌 아이들과의 격차는 분명했다.


소위 최상위권 학원은 점수가 되지 않아 보낼 수 없었다. 아이들을 선별해 받는 구조. 남편은 이를 상술이라며, 이미 잘하는 아이들만 모아 가르치니 결과가 좋아 보일 수밖에 없다는 말도 일리는 있었다. 그래도 씁쓸한 기분은 어쩔 수 없다.


'4세 고시', '7세 고시'라는 말을 기사로만 접했을 때는 남의 이야기 같았다. 하지만 학군지에서 직접 겪어보니, 이건 더 이상 과장이 아니었다. 내가 자랐던 시절과는 분명히 다른 세계였다.


파파고가 실시간으로 번역해 주는 시대에, 비영어권 아이가 이렇게까지 애써 영어를 배워야만 하는 걸까. 이 논쟁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었지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 이 곳에서는 '초저 때 영어를 끝내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 초고가 되면 이제 수학에 전념할 때니까. 수학도 이야기하자면 끝이 없지만...



아이가 살아갈 미래에 맞는 교육



AI시대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영어 학원에서 매일 숙제를 내준다. 아이 숙제를 지켜보며, 이렇게 정해진 방식대로 잘 따라가고 공부 쪽으로 잘 풀린다 해도 과연 경쟁력이 있을까, 그리고 아이는 행복할까, 자주 고민하게 된다.


그런 생각 때문에, 작년에 반년 다녔던 일명 '사고력 수학' 학원은 이사 후 잠시 쉬고 있다. 다시 보낼지는 아직 확신이 없다. 아이가 배웠던 게 정말 '사고력'이 맞나 싶어서다.


아무리 생각해도, 결국 중요한 것은
풍부한 경험, 아이만의 경험인 것 같다.


하지만 공부시키는 분위기 속에서

'시키지 않는 선택'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당장 5년 뒤의 슬롯조차 예측하기 어렵다고.


그렇다면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아이에게는 무엇을 준비시켜야 하는 걸까.



인간적인, 보다 인간적인...



많은 영역을 기계가 대신하는 시대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영역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


얼마나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느냐보다, 한 사람의 개성과 매력이 더 중요해지는 시대.


우리 아이는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

그리고 나는, 학생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아직도 답을 찾지 못했다.


우리는 지금,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