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색
꽃 한 송이에 세 가지 색이 피어나는 꽃이 있다. 보라색과 노란색, 그리고 흰색이 한데 어우러진 삼색제비꽃이다.
삼색제비꽃을 바라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짙고 선명한 보라색이다. 그런데 조금 더 오래 바라보고 있으면 그 곁을 감싸고 있는 노란색과 흰색이 보인다. 어느 하나가 다른 색을 밀어내지 않고, 서로의 빛깔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어쩌면 저렇게 서로 다른 색이 아무런 어색함 없이 한자리에 있을 수 있을까. 서로 닮지 않았는데도 함께 있으니 오히려 더 아름답다. 보라색만 있었다면 강렬하기만 했을 것이고, 노란색만 있었다면 조금은 가벼웠을지도 모른다. 흰색이 더해지면서 각자의 색이 한층 또렷해지고, 서로의 존재를 돋보이게 한다.
나는 투피스를 입을 때에도 두 가지 색을 맞추는 일이 쉽지 않다. 상의와 하의의 색이 어울리는지 여러 번 거울 앞에 서서 살핀다. 하나를 고르면 또 하나가 마음에 걸린다. 서로 다른 것들을 조화롭게 만드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삼색제비꽃은 마치 옷에 어울리는 신발과 모자까지 세심하게 갖춰 입은 사람처럼 빈틈없이 아름답다. 하지만 그 꽃은 무엇을 고민하거나 애써 꾸미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자신의 색을 그대로 간직한 채 함께 피어 있을 뿐이다.
생각해 보면 사람도 그렇지 않을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서로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간다. 성격도 다르고 생각도 다르며, 살아온 환경과 경험도 모두 다르다. 그래서 때로는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일이 어렵고, 내 생각과 맞지 않는 것을 받아들이는 일이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나와 비슷한 사람과 함께 있을 때가 편한 것도 그래서일 것이다.
그러나 삼색제비꽃을 보면서 꼭 같은 색이어야 아름다운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오히려 서로 다르기에 각자의 색이 더 선명하게 드러날 수 있다. 보라색은 노란색이 있어 더욱 깊어지고, 노란색은 보라색 곁에서 더욱 환하게 빛난다. 흰색은 두 색 사이에서 부드러운 여백이 되어준다.
서로 다른 빛이 어우러질 때 더 풍성해지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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