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산호빛

산호빛색

by소수지
6월_색깔_23.산호빛_하늘의 산호빛.jpg


바쁜 토요일의 끝자락,

집으로 향하던 발걸음은 불쑥 밀려든 인파 속에서 멈춰 섰다.


퇴근길 동료가 불꽃축제 이야기를 한 기억이 떠올랐다. 그 무렵, 검은 하늘 저편에서 첫 번째 줄기 빛이 서늘한 공기를 찢고 피어올랐다.

미처 축제장을 가지 못했거나, 나처럼 퇴근길에 올랐던 사람들은 가던 길을 멈추고 저마다의 손에 핸드폰을 켜고 불꽃을 담기 바빴다.


어둠 위에 번진 불꽃은 서로를 포개고 흩어지며 순식간에 꽃이 되고 별이 되었다.

분수처럼 치솟아 밤을 물들이던 빛은 이내 소낙비처럼 찬란한 궤적을 쏟아내며 밤의 적막을 기꺼이 흔들어 깨웠다.


황홀한 순간이었다.

찰나의 빛들이 겹겹이 엉겨 붙어 만들어낸 산호빛은, 마치 깊고 깊은 바다 밑바닥에서 은밀하게 피어난 산호초의 숲을 닮아 있었다.

불꽃은 그렇게 눈부신 군락을 이루어 검은 허공을 유영했다.


이내 불꽃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러나 사라짐이 아쉬울 만큼 그 순간의 아름다움은 오래 눈앞에 남았다. 찰나에 피었다가 스러지는 빛을 바라보며, 나는 한참 동안 그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이전 22화초코우유가 싫은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