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빛 하루

커피빛색

by소수지

컵 위로 피어오르는 향을 따라가다 보면, 잊고 지낸 기억들이 문득 입가에 내려앉는다.


어떤 날은 오래전 골목을 비추던 따스한 햇살 속으로 돌아가고,

어떤 날은 아무것도 서두르지 않은 채 지금 이 순간에 머문다.


깊고 짙은 커피색에는 지나온 시간의 온기와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의 설렘이 함께 녹아 있다.

한 모금 머금은 쌉싸름함은 묵묵히 짊어져 온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그 뒤에 은은하게 남는 단맛은 어쩐지 희망을 닮았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커피를 마신다.
커피빛으로 물든 하루로 살아가기 위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한 잔의 커피 안에서 천천히 뒤섞인다. 그리고 그 깊은 향과 맛이 잠들어 있던 나의 감정을 조용히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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