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말했다.
“엄마, 여기 카피바라가 있어.”
작년까지만 해도 카피바라 인형을 사달라며 졸라대던 아이였다.
아들은 카피바라를 좋아하는 이유를 말했다.
“등에 누가 올라타도 가만히 있잖아.” 그 말에 웃음이 났다.
세상을 향해 등을 내어주고도 화내지 않는 느긋함, 아마 그 순한 마음이 좋았던 모양이다.
실제로 만난 카피바라는 손바닥만 한 인형이 아니었다.
생각보다 훨씬 크고 묵직했다.
하지만 커다란 몸집과 달리 눈빛은 잔잔한 호수 같았다.
등에 거북이가 올라앉아 있어도 묵묵히 받아주던 그 인형과 흡사했다.
그날 아들은 모카 색상의 카피바라를 바라보았고, 나는 그런 아들을 바라보았다.
순하다는 것은 약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품을 만큼 마음이 넓은 것임을 카피바라가 조용히 가르쳐 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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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