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트색
한강과 하늘을 구분하려는 듯, 패들보드는 유난히 선명하고 쨍한 색으로 물 위에 떠 있었다.
익숙한 한강을 조금 다르게 느껴보고 싶어 보드 위에 올랐지만, 넓은 보드 위에 서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잔잔해 보이던 강물은 바람과 물의 흐름에 따라 끊임없이 몸을 흔들었고, 평소 배운 균형 감각은 금세 무력해졌다.
물에 빠지는 게 두려웠다.
숨을 고르고 온몸의 감각을 모아 마침내 보드 위에 섰지만, 성공의 순간은 오히려 더 큰 긴장을 불러왔다.
노를 저어 앞으로 나아가는 것도, 다시 편하게 앉는 것도 쉽지 않았다.
다리는 사시나무처럼 떨렸고 몸은 점점 뻣뻣하게 굳어갔다.
규칙적으로 보이던 물결은 바람이 불 때마다 예고 없이 방향을 틀었다.
결국 굳어버린 몸 그대로 한강으로 떨어졌다.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어서 한동안 어안이 벙벙했다.
미지근한 물결이 온몸을 감쌌다.
물 위로 솟구쳐 오른 나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한강 물은 별것도 아닌데.
패들보드의 색만큼이나 쨍한 추억을 남긴 여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