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수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꽃이 필 거야
심수봉 선생님의 노래는 단순한 대중가요를 넘어 육아라는, 그 고단하고도 성스러운 수행의 본질을 꿰뚫는 지침서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겨우 스물한 달의 시간을 통과한 딸아이가 그토록 예쁘다가도, 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엔 문득 미움의 눈빛을 거두지 못하는 나를 발견한다. 내 영혼의 가장 깊은 곳까지 아낌없이 탈탈 털어 넣어야 겨우 한 송이 피어날까 말까 한, 그런 사랑. 아이를 겨우 재우고 조용히 안방 문을 닫고 서면, 난장판인 거실 한가운데 이름 모를 꽃 백만송이가 만개한 것 같은, 아득한 착각에 빠지곤 한다.
꽃 대신 온갖 장난감이 어지럽게 널린 이 난장판이, 어쩌면 내가 아주 오랜 시간 꿈꾸던 가장 따뜻한 정원이었음을, 마흔에서야 천천히 알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