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친구를 사귀지 않는다 #9
돌변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다. 스릴러 영화 속 얼굴을 바꾸는 인물이 현실에 존재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 사람은 상대에 따라 얼굴을 바꾸었다. 슬롯성이 좋아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성격이라서도 아니었다. 자신의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욕심이 드러나는 순간, 서로의 믿음은 무너졌다.
신뢰가 사라진 관계는 다시 회복되기 어려웠다. 순간적인 감정이 올라와서 그랬을 거라 이해하고 싶었다. 하지만 말보다 생생한 그 눈빛이 떠올라 잊히지 않았다.
함께했던 공간에서 빠져나와 거리를 두게 되었다.
‘너의 눈빛이 싫어.’ 그 말을 직접 내뱉고 싶지는 않았다.
그저 자연스레 멀어지기를 바랐다.
주기적으로 함께하던 스터디에 가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곳에서 만나는 다른 학교 친구들을 못 보게 되어 아쉬웠다. 하지만 그 아쉬움보다 통제되지 않는 감정을 이해하고 받아주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게 더 억울했다. 내 기분까지 영향을 받는 상황에 결국 거리를 두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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