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퇴색한다
반짝이던 투명함은 흐리게 번지고
느리게 꿈뻑인다
닦아 내어 묻은 것이
손가락에 엉겨 붙어도
입으로 후후 불어 털어 내어도
시간은 흐르고 현재는 소멸한다
떠다니며 눈을 아프게 하던 먼지가
가만히 가만히
가만히 가만히
느리게
가라앉으면
그것 역시 시간의 퇴색을
다시금 증명하는 것이다, 시간은 걷잡을 수 없이 흐른다
기운 달이 보여주는 것처럼, 차오른 해가 말하는 것처럼
째깍째깍 시계가 시끄러이 굴지 않아도 시간은
말한다
매일매일 죽는 것이 '지금'이라고
죽고 쌓인 지금이
썩은내 풍기며 타는 것이 시간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