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by함빛

시간은 퇴색한다

반짝이던 투명함은 흐리게 번지고

느리게 꿈뻑인다



닦아 내어 묻은 것이

손가락에 엉겨 붙어도

입으로 후후 불어 털어 내어도

시간은 흐르고 현재는 소멸한다



떠다니며 눈을 아프게 하던 먼지가

가만히 가만히

가만히 가만히

느리게

가라앉으면

그것 역시 시간의 퇴색을



다시금 증명하는 것이다, 시간은 걷잡을 수 없이 흐른다

기운 달이 보여주는 것처럼, 차오른 해가 말하는 것처럼

째깍째깍 시계가 시끄러이 굴지 않아도 시간은



말한다

매일매일 죽는 것이 '지금'이라고

죽고 쌓인 지금이

썩은내 풍기며 타는 것이 시간이라고.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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