おひとり様ですか
집에 아무도 없다.
아무도 없는 집에 혼자 조용히 있을 수 있는
이 시간이 너무나 소중하다.
천국이 따로 없다.
이런 보석 같은 시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소파에 앉거나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보낸다.
아무도 없을 땐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내 원칙이다.
이럴 때 집안일을 하거나
학교 서류를 뒤적거린다는 건
내 보석을 누군가에게 빼앗기는 것처럼 아깝다.
그 유명한 MBTI 검사를 해 보면 늘 내향성 98퍼센트.
처음에 결과를 보고,
어머 어머 어쩐지......
나 원래 내향인이었어.....
라고 혼자 납득했었다.
근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가 원래 내향인이라기보다는,
결혼해 아이 키우고
한 학기에 400명이 넘는 학생을 만나는 일을 하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간절히 원하게 된 건 아닐까 싶다.
그 염원이 MBTI 검사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만 같다.
만약 1년 정도 일도 쉬고
혼자 가족과 똑 떨어져 생활하고 나서
MBTI 검사를 해 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그때도 지금처럼 내향인 98%에,
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석처럼 느낄까?
한국에 혼자 생활하는 엄마나
치매로 주무시기만 하는 시아버지를 돌보며
집안에만 계실 수밖에 없는 시어머니에 대해
내가 그다지 애처롭게 생각하지 않았던 건
아마도 내가 갖지 못하는
혼자만의 시간에 대한 동경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혼자 계신 게 뭐!
얼마나 편하고 좋아?라고.
그런데 소파에 누워서 생각해 보니
내가 스스로 자처한 '혼자'와
어쩔 수 없이 '혼자'일 수밖에 없는 것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걸
이제야 조금 알 것 같기도 하다(참 빨리도 안다!).
엄마와 시어머니의
내 뜸한 전화 연락에 대한 원망은
노인네들의 단순한
투정이나 시비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도.
하지만
이 보석 같은 시간에 나는 전화를 하고 싶지 않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이런 내 이기심이 너무 싫지만 몸이 말을 안 듣는다.
내 작은 양심은
'어머니, 엄마!
애들 고등학교 졸업 할 때까지만 조금 기다려 주세요'
라고 외치고 있다.
말도 안 되는 걸 잘 알지만 몸이 말을 안 듣는다.
우리 아이들도 이런 심정일까.
머리로는 다 아는데 몸이 안 움직이는......
그랬구나...... 저런, 너희들도 그랬구나......
혼자 소파에 길게 누워서
세대를 뛰어넘는 이해와 화해의 장을 활짝 열고 있다.
띵똥~
엥? 아니 벌써!
아파트에서는 테니스 코치로 소문난 남편이 돌아왔다.
우뛰...... 좀 더 치고 오지 왜 벌써 온 거야!
문을 열어 주고
창 밖을 보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
이렇게 나 혼자만의 시간이 지속되지 않기에
나는 계속 갈망하나 보다.
혼자만의 시간을.
나는 가끔 외출 중에도
일부러 시간을 쪼개 혼자만을 위해 카페에 간다.
카페에 들어서면
점원은 너무나도 정중히 공주님 모시듯 나를
넓고 조용한 구석 자리로 안내한다.
그러면
나는 너무나도 어진 자태로 고개를 살레살레 흔들며
전망이 좋은
커다란 창문 앞에 놓여 있는 카운터 테이블을
예쁜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おひとり様ですか。”(오히토리사마데스카? 한 분이십니까?)
고롷지! 그 말이 듣고 싶어서 왔노라......
내가 당당하면서도 품위 있게 고개를 살짝 끄덕이면
점원은 더더욱 정중히 여왕을 모시듯 나를 이끈다.
제한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이다.
하지만......
살다 보면 언젠가 피할 수 없는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이 찾아올 텐데
뭐 이리 유별나게 '혼자 혼자'를 외치고 있는 건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때가 되면 지금을 후회하려나.
뭐,
그건 그때 가서
또
'외로워 외로워'하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