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넘어진 사람을 일으키는 것보다

다시는 쓰러지지 않게 하기

by무로

니체에게 인간은 스스로를 넘어서는 존재였다. 누군가가 대신 살아주거나 대신 성장해줄 수는 없다. 결국 자신의 삶에서 부딪히고 선택하며 자기 힘을 만들어가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 그렇다면 타인을 돕는다는 것도 단순히 그 사람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당장의 어려움을 없애주는 것과 그 사람이 스스로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도움일 수 있다.

누군가 넘어졌을 때 손을 내밀어 일으켜주는 것은 분명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내가 계속 손을 내밀어주기만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사람은 넘어질 때마다 나를 찾게 되고, 스스로 일어나는 방법을 배울 기회를 잃을 수 있다. 내가 대신 해결해주면 당장은 편하겠지만, 같은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은 그대로 남는다. 도움을 주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선의로 한 행동이지만, 결과적으로 상대의 성장을 늦추는 일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제 누군가를 도울 때 그 사람이 왜 계속 넘어지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당장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보다, 다음에는 혼자 해결할 수 있도록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돈이 부족한 사람에게 매번 돈을 주는 것보다 돈이 부족해지는 이유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그렇고, 일을 대신 처리해주는 것보다 그 일을 직접 처리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도 그렇다. 물론 모든 사람이 도움을 원하고 변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할 수 있는 도움의 방향은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상대방만을 위한 문제가 아니다. 내가 계속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해주다 보면 나 역시 그 사람에게 묶이게 된다. 처음에는 한 번의 도움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반복되면 어느 순간 내가 그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역할이 될 수 있다. 상대가 스스로 변하지 않는다면 나는 계속 그 사람의 문제에 시간과 힘을 써야 한다. 결국 타인을 돕느라 정작 내 삶을 제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그렇다고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외면하자는 뜻은 아니다. 혼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순간에는 손을 내밀어야 하고, 다시 일어날 때까지 옆에 있어주는 것도 필요하다. 다만 내가 그 사람을 계속 업고 갈 수는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부축하고, 방법을 알려주고, 필요한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까지다. 그 이후에 자신의 발로 걸어가는 것은 결국 그 사람의 몫이다. 오히려 그 몫까지 내가 대신한다면 그 사람에게서 스스로 살아갈 기회를 빼앗을 수도 있다.

결국 좋은 도움은 내가 계속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내가 없어도 괜찮은 사람이 되도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일으켜주는 것은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이지만, 다시 넘어지지 않도록 돕는 것은 그 사람에게 자신의 힘을 갖게 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것은 나 자신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나는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손을 내밀고 싶지만, 그 사람의 삶을 대신 살아주고 싶지는 않다. 넘어진 사람을 계속 일으켜주는 것보다, 스스로 일어날 수 있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진짜 도움에 더 가깝다.

월, 목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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