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죽지 않은 장례> 잡음 없이

by이지연

《아무도 죽지 않은 장례》

01. 잡음 없이





한 달 전.


9월 첫 월요일, 오전 7시 14분.


서유진이 사원증을 갖다 대자 유리문 안쪽에서 짧은 전자음이 났다.

사무실에는 아무도 없었다.


천장의 센서등이 입구부터 차례로 켜졌다. 안쪽에서는 복합기가 몸을 데우는 낮은 소리가 들렸다.

유진은 창가 블라인드를 절반쯤 올렸다.


9월이라고 적힌 달력 아래에서 에어컨은 여전히 여름 온도로 돌아가고 있었다.


노트북 전원을 눌렀다.

메일함에는 읽지 않은 메일이 열세 통 있었다.

그중 두 통에 빨간 느낌표가 붙어 있었다.


`조직 효율화 검토 대상_최종_v5`


그리고 그 아래.


`미결 인사이슈 9월 내 종결 요청`


유진은 두 번째 메일부터 열었다.

본문은 세 줄이었다.


> 인력 관련 장기 미결 사항을 이번 달 중 정리해 주시기 바랍니다.

> 노무 리스크 포함.

> 진행상황 별도 보고 바랍니다.


유진은 달력을 열었다.

9월 30일은 수요일이었다.


월말 급여가 있었고 분기 평가 결과를 확정해야 했다. 조직개편안도 이달 안에 공지할 예정이었다. 휴직을 마치고 돌아오는 대상자의 업무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지난달 근로시간이 기준초과에 가까웠던 부서에서는 이번 주에도 연장근무 신청이 올라올 예정이었다.


검은색 노트를 꺼냈다.

첫 줄에 날짜를 적었다.

`9/1`


그 아래로 오늘 확인할 것들을 써 내려갔다.


조직개편안.

인력 검토.

복직자 배치.

급여 정산.

초과근무.


다섯 번째 줄 아래에서 펜이 멈췄다.


지난 금요일 저녁, 직원 한 명이 찾아왔었다.

가방을 멘 채 유진의 바카라상 앞에 서서 잠깐 이야기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여섯 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

유진은 월요일에 시간을 따로 잡자고 했다.

몇 분 안에 끝날 이야기를 하러 온 얼굴은 아니었다.


유진은 노트 여섯 번째 줄에 이름 대신 적었다.


`면담(고충...)`


그리고 첫 번째 메일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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