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죽지 않은 장례> Ver.6

by이지연

《아무도 죽지 않은 장례》

02. Ver.6






오전 9시 57분.

회의실 테이블 가운데에 출력물이 여섯 부 놓여 있었다.


유진은 마지막 한 부의 모서리를 맞췄다.

복합기에서 바로 가져온 종이는 아직 미지근했다.


첫 장에는 사람이 없었다.

부서명과 인원.

매출.

영업이익.

인건비율.


두 번째 장부터 이름이 나왔다.

회의실 문이 열렸다.


박승호 본부장이 먼저 들어왔다.

“아직 이걸로 확정은 아니죠?”


그는 의자를 빼기도 전에 물었다.


“네. 오늘 의견까지 확인해서 다시 정리합니다.”


승호는 자리에 앉아 두 번째 장을 펼쳤다.

여섯 개의 이름에 연한 노란색이 들어가 있었다.

네 번째 줄에서 손이 멈췄다.


“현우 과장도 들어갔네요.”


유진은 노트북을 연결하며 대답했다.

“네.”


“누가 넣었어요?”


“누가 넣었다기보다 기준으로 추린 겁니다.”


“기준이 뭐죠?”


유진이 첫 장을 넘겼다.

“최근 평가, 현재 역할, 업무 중복 여부, 향후 조직에서의 필요성, 대체 가능성까지 같이 봤습니다.”


승호는 대답하지 않았다.

잠시 뒤 김태성과 다른 참석자들이 들어왔다.


열 시가 되자 회의가 시작됐다.

처음에는 숫자만 말했다.


올해 예상 매출.

손익.

인건비 증가율.

인당 생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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