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죽지 않은 장례> 설명하기 쉬운 사람

by이지연

《아무도 죽지 않은 장례》

03. 설명하기 쉬운 사람






오전 9시 27분.


회의실에 들어갔을 때 이현우는 이미 와 있었다.

노트북은 아직 닫혀 있었다.

대신 테이블 아래에 몸을 숙인 채 케이블을 만지고 있었다.


“또 안 나와요?”


최은지가 문 앞에서 물었다.


“응. 화면이 안 잡히네.”


“총무한테 얘기하세요.”


“이거 뺐다 꽂으면 돼.”


현우가 HDMI 선을 다시 연결했다.


잠시 뒤 벽면 화면에 회사 로고가 떴다.


“거봐.”


은지가 자기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과장님은 자꾸 그런 걸 하니까 사람들이 과장님한테 다 물어보는 거예요.”


현우가 의자를 당겼다.


“뭐 어려운 것도 아니잖아.”


“그게 문제라니까.”


회의가 시작됐다.

현우의 발표는 세 번째였다.


“기존 고객사 쪽을 보면 이번 변경사항을 바로 적용했을 때…”


팀장이 손을 들었다.


“현우 과장님.”


말이 멈췄다.


“결론부터요.”


현우가 자료를 한번 내려다봤다.


“아, 네.”


몇 초 뒤 다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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