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우의 전략노트 #02 | 현장에서 배운, 바카라에는 없는 사업의 구조
추석 연휴가 끝났다.
긴 명절이 지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이맘때면 이상하게 새로운 사업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올해도 이제 몇 달 남지 않았다는 생각 때문인지 모른다.
온라인 게임인은 내년을 생각하고, 퇴직을 앞둔 사람은 그 이후를 고민한다. 장사를 하는 사람은 새로운 업종을 찾고, 사업가는 또 다른 먹거리를 찾는다.
“내년에는 뭔가 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요즘 뭐가 괜찮습니까?”
“퇴직하고 작은 가게라도 하나 해볼까 합니다.”
25년 넘게 사업 현장에 있으면서 이런 질문을 참 많이 받았다.
그런데 이제는 누군가 새로운 사업 이야기를 꺼내면 나는 무엇을 할 것인지부터 묻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로 묻는다.
“왜 지금 그 사업을 하려고 합니까?”
이 질문 하나에서 의외로 많은 것이 드러난다.
사업을 정말 준비하고 있는 사람과 막연히 사업을 꿈꾸는 사람.
기회를 발견한 사람과 현재의 삶에서 도망치려는 사람.
시장을 보고 있는 사람과 유행을 보고 있는 사람.
놀랍게도 사업의 위험 신호는 사업을 시작한 뒤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시작하기 전부터 이미 보이는 경우가 많다.
내가 가장 먼저 경계하는 말이다.
카페가 잘된다고 하면 카페를 알아보고,
무인점포가 뜬다고 하면 무인점포를 알아보고,
반려동물 시장이 커진다고 하면 애견사업을 찾는다.
요즘이라면 AI라는 단어가 붙은 사업에 사람들이 몰린다.
물론 트렌드를 보는 것은 중요하다.
문제는 ‘시장이 성장한다’와 ‘내가 돈을 번다’를 같은 말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시장이 커져도 경쟁자가 더 빠르게 늘면 내 몫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업종이라도 임대료와 인건비, 광고비가 함께 오르면 매출은 늘어도 남는 돈은 줄어든다.
무엇보다 유행이 대중에게까지 알려졌다는 것은 이미 누군가가 먼저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는 뜻일 수도 있다.
그래서 누군가 내게
“요즘 ○○가 뜬다는데 괜찮을까요?”
라고 물으면 나는 다시 묻는다.
“그 시장이 좋은 것은 알겠습니다. 그런데 왜 당신이 해야 합니까?”
여기에 답하지 못하면 나는 일단 멈추라고 한다.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서 의외로 자주 보는 모습이 있다.
무엇을 팔 것인지도 정확히 결정되지 않았는데 부동산부터 돌아다닌다.
“여기 상권 괜찮지 않습니까?”
“보증금이 생각보다 싸더라고요.”
“권리금이 없어서 지금 계약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나는 이런 순간이 가장 걱정된다.
점포를 계약하는 순간부터 사업의 시계가 돌아가기 때문이다.
보증금이 묶이고,
임대료가 발생하고,
인테리어 견적을 받고,
집기를 사고,
직원을 구해야 한다.
그때부터 사람의 판단이 달라진다.
사업을 해야 할 이유를 찾는 것이 아니라, 이미 계약한 것을 정당화할 이유를 찾기 시작한다.
이 차이는 크다.
좋은 자리가 좋은 사업을 만들어주는 것은 아니다.
사업이 먼저이고 자리는 그다음이다.
그래서 나는 점포형 사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한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까지는 당신에게 선택권이 있다.
도장을 찍는 순간부터는 선택권보다 비용이 먼저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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