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
새로 들어온 일본 룸메이트 샤잉은 요리를 잘했다. 샤잉 뿐 아니라 내가 베이징에서 만난 일본 친구들은 모두 요리사였다. 그녀가 요리를 잘한다는 사실은 우연히... 실수로 알게 되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는데 샤잉이 본인이 만든 아주 맛있게 보이는 고기 덮밥 같은 걸 먹고 있었다.
"식사 중이었네?"
그렇게 인사하듯 건네는 나의 말에 샤잉은 "응 밥 먹어"라고 하며 손으로 부엌 쪽을 가리켰다.
난 아무 생각 없이 "내 거도 있어?"라고 하며 부엌으로 들어가니 덮밥 하나가 더 있었고 신나게 고맙다고 하며 샤잉 옆에 앉아 맛있게 먹었다. 하지만 그건 실수였다는 걸 나중에 깨달았다. 그건 당연히 날 위해 남겨놓은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다음 끼니를 위해 남겨놓은 것이었다. 어쨌든 그녀가 요리를 잘한다는 사실은 그렇게 알게 되었다. 그녀는 고기를 매일 꼭 먹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그녀는 정말 매일 맛있는 고기 요리를 혼자 잘도 해 먹었다. 방 안에서 그녀가 만드는 맛있는 음식 냄새를 맡으며 먹고 싶어했던 순간들이 떠오른다. 난 절약도 많이 해야 했고 혼자서는 최대한 야채볶음, 라면 등 간단히 먹는 생활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자신을 위해 맛있게 잘 차려 먹는 그녀의 세상이 좋아 보였다. 자신의 기쁨과 건강을 위해 관리를 아주 잘하고 있는 거니까... 그런 그녀가 어느 날 친구들을 함께 초대해서 식사를 하자고 했다. 난 특기인 떡볶이와 불고기를, 샨샨은 마라샹궈... 요리를 잘하고 매일 고기를 먹어야 하는 샤잉은 무엇을 만들지 기대가 되는 상황에서 초대한 친구들도 다 오고 먹으려고 모여 앉아있을 때까지 그녀는 도착하지 않았다. 음식을 만들어놓은 것도 없고 사가지고 오나? 하는 생각을 할 때쯤 드디어 그녀가 왔다. 하지만 그녀의 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늦어서 미안하다고 하며 부엌으로 들어가 냉장고에 있는 브로콜리를 꺼내 정말 아주 간단히 만든 음식을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데친 브로콜리에 마요네즈와 가쓰오부시를 올려놓은 정말 아주 간단한... 음식이었다. 그래도 초대된 착한 친구들은 "우와~"하며 반응을 보여주었고 식사를 시작했다.
평소에 혼자 맛있는 고기요리를 잘해 먹는 그녀가 친구들을 초대해 만든 음식은 그렇게 아주 간단한 브로콜리로 끝났다. 그때 이후로 브로콜리를 보면 그녀가 떠오른다.
건강에 너무나 좋지만 난 좋아하지 않는 브로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