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의 황당

깨져버린 나의 감성

by클라라

난 비오는 걸 유난히 좋아한다. 빗소리를 들으면 같은 방을 쓰는 룸메이트의 코고는 소리도 덮이는 것 같고 특히 공기가 유난히 안좋은 베이징에서 비는 정말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던 어느날 우연히 집으로 가는 버스안에서 샤잉을 만났는데 집 앞 정류장에 도착할때 쯤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난 좋아하며 "와! 드디어 비가 오네" 라고 말했는데 그녀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둘다 우산이 없었기 때문에 정류장에 내려서는 집까지 달리기 시작했다. 달리는 도중 빗방울이 굵어졌고 결국 우린 머리카락이 빠지게 만든다는 그 황사비를 맞았다. 머리숱이 많은 나는 물론 신경쓰지 않았고 그냥 빗소리를 들을수 있다는 사실과 내일은 공기가 좋아지겠다는 기대로 기분이 좋아져 있었는데 집안에 들어온 순간 샤잉이 차가운 말투로 말하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너랑 있을때마다 비를 맞아!"


'너랑 있을때마다 비를 맞아~ 너랑 있을때마다 비를 맞아~ 너랑 있을때마다 비를 맞아~'

황당무게한 그녀의 말이 귓가를 맴돌았다. 나랑 비를 맞은적이 언제 또 있다고... 버스안에서 우연히 만난게 언제 또 있다고... 비에 흠뻑 젖은 것도 아니었고 본인이 우산을 안챙겨와 비맞은게 무슨 내탓인양 말하는 그녀의 희안한 세계가 이젠 싫어지는 순간이었다. 좋아하는 비가 하필이면 그순간에 내려서... 그렇게 그날 나의 감성은 깨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