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룸메이트

그녀의 접시

by클라라

착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일본 룸메이트 천시가 떠나고 새로운 일본 룸메이트가 들어왔다.

중국 이름은 샤잉. 나와 비슷한 나이 또래의 일본 아가씨였다.

샤잉은 1년 동안 함께 살았던 룸메이트와 성격이 맞지 않아 방계약이 끝나자마자 친구를 통해 소개를 받아 우리 집에 들어오게 되었다. 룸메이트와 성격이 잘 맞기는 쉽지 않다는 걸 이미 샨샨과 살면서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동의했던 것 같다.

또 샨샨과 나는 비싼 방값을 둘이서만 지불하기 부담이 된 참이었기 때문에 어떤 사람인지 잘 알 시간도 갖지 않고 흔쾌히 그녀를 새로운 룸메이트로 맞이했다. 그녀에게 어떤 문제들이 있는지는 얼마 지나지 않아 금방 알게 되었다. 함께 생활하다 보면 그릇, 접시, 냄비, 프라이팬 등을 공용하기도, 좀 예민한 사람은 따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여기서 그녀 특유의 이기적인 특성이 금방 드러났다. 물건이 그리 많지 않던 그녀는 샨샨과 내가 사용하는 물건들을 묻지도 않고 자유롭게 사용하였는데 어느 날 샨샨이 그녀의 접시 하나를 사용했을 때 그녀는 "내 접시는 사용하면 안 돼"라고 말하는 거다.

"너는 우리 물건들을 자유롭게 사용하지 않았어? "

"응. 하지만 내 접시는 안돼"

중국어가 서툰 그녀는 그 짧은 말만은 또박또박 분명히 말했다. 기가 막혔지만 싸우고 싶지 않은 샨샨과 나는 더 이상 얘기하지 않았다. 상대방의 중국어는 잘 못 알아듣고 본인의 의사만 간단한 단어로 표현하는 그녀와 긴 대화를 하는 건 너무나 피곤할 뿐인걸 잘 알았기 때문에...

그리고 그다음 날 샤잉이 자신의 모든 접시들을 싱크대 안쪽 구석에 잘 보이지 않게 넣어둔 걸 보고 진짜 특이한 사람이 들어왔구나... 아무리 급해도 룸메이트를 함부로 결정하는 건 아니라는 걸 그때 깨달았던 것 같다.

한 친구가 말한 적이 있다. 결혼할 배우자를 아무나 선택할 수 없듯이 룸메이트도 아는 사람이 소개했다고 해서 바로 결정하는 건 아니라고...

부부도, 가족도 아닌 사람과 한 집에서 살아야 하는 현실인 만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걸 이 특이한 룸메이트를 통해 뒤늦은 깨달음... 1년 계약을 했기 때문에 뭐 방법이 없었다. 1년 동안 어떤 문제들이 일어날지 그 문제들을 어떻게 잘 극복할 것인지가 숙제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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