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어질수록 나는 나에게 가까워진다
아직 더디게 환한 느낌을 준다.
짓눌린 장미가 비의 옷 속으로 스며들어 향기를 더하고
나에게 이파리를 나눠준다.
밤의 향기가 스며드는 짙은 구름이 또 다른 비를 예감하듯,
나를 안내해 줄 물결을 준비한다.
마음에 소금을 뿌린다.
절여지고 작아지라고
욕심을 내지 말고
더 작아지라고.
가을의 시간 속 아몬드 빛깔이 창가에 서성이는 날이 오면 더 짙어질 생각을 기대한다.
내 눈을 찾는 또 다른 눈동자를 마주할 시간에 숨결이 있고 더 조용한 공간이길 바란다. 모든 구역이 채워지고, 모든 것이 고요하다. 머리칼에 마치 잔가지처럼 불을 붙이고 앉아 멍하니 있어도 좋을 만큼. 나는 나에게로 타내려 간다.
밤이 걸음걸음에 위험이 드러난다.
이미 황금은 밀려나고 가장 정직한 검은 그림자들이 창 밖을 매운다. 내 심장과 함께 비가 많은 달에 기대어 시간의 하얀 이마에 닿아 다발을 드리우는 짓눌린 장미를 한 아름 받는다.
내 밤을 내 맘대로 우울에 기댄다.
내 손으로 내 눈을 위로한다. 낮의 작은 위로가 밤에 춤을 춘다. 나의 손 안에서 휴식을 취하며 마음껏 춤을 춘다. 이제 그 춤을 거두워 내 입으로 넣는다. 어둠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이불을 덮기 위한 준비를 한다. 내가 침묵하며 검은 눈으로 위협하는 어둠을 마주하고 앉아, 거짓의 껍질을 벗고, 진실의 작은 빛을 향해 손을 움직인다. 내 숨이 선명하게 그리고 아프게 무릎을 꿇으면, 밤들의 궁핍이 내 가슴 옆에서 불타오른다.
근심하기 위해 태어났다.
무거운 동경이 타오른다.
소리 없는 것.
가벼운 것.
무겁지만 견딜만한 것.
밤이 돼서야 싹트기 시작한 것.
그것들을 그러모아 가슴에 담는다.
희미하게 빛나는 종을 괴롭힌다. 외로운 종지기가 되어 세상에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는 종을 친다. 이왕이면 맑은 소리가 나도록 뼛속까지 울리도록 손에 힘을 주어 흔들고 흔든다. 가라앉은 두 손에 성수가 아닌 물을 뿌렸다.
이렇게 밤의 곡식을 베고 난 뒤, 담배를 문다.
땀은 흐르지 않는 노동.
내가 후덥지근함을 스스로 선사하지만, 독이 되진 않는다.
가을의 아름다움도 절대가 아니다.
빛과 가벼이 놀던 것이, 모두 잠을 청하는 시간일 뿐이다.
암흑을 가려내는 것.
나는 근심하며 들여다본다.
하늘에 파란 눈 속을.
우울과 함께 나는 종종거리며 거기에 매달려 그네를 탄다.
내가 잊음에 능하다는 것을 잊지 않으려 한다.
내 입의 가르침을 믿지 않는다.
검은 쐐기풀에서 빛처럼 타오르도록 그저, 내버려 둔다.
밤이 증식하게.
가장 고요하고 넓어지는 이 밤이 증식하게 내버려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