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줄기

무너지는 것들 사이에서 계속 뻗어가는 삶

by구시안

높고 검은 하늘 아래서 나의 육체는 바깥을 내다본다.


시간의 사이

빛으로 불 밝혀진 거리에 수 놓인 수많은 사람들이 스쳐간 손길, 그 무게, 새로운 나무 향기가 나는 도시의 밤에 누군가의 소식이 닿았던 바로 그날처럼, 끝없이 흐르는 강 옆으로 쓰러지고 끝없는 바다로 흘러가는데 그리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은 모양이다.


달력의 숫자가 바뀌어 갈 때마다, 나무의 잎들과 꽃들의 모양은 바뀌고, 나무들의 왕관에 하나같이 걸린 나의 삶은 지고, 끝없는 지구로 부서져 내려, 내 발아래 모든 곳에 누군가의 발자국을 지나, 또 다른 하나의 지구를 내려다본다.


깊은 밤 모든 쓰러진 자들을 지나, 부서지고 다시 태어난 자들을 지나 다가오는 끝없는 서늘한 바람이 창문 유리를 노크한다. 다섯 면의 벽돌 벽이 나를 감싸고 있지만, 두 개의 창문으로 스며드는 벽의 상단으로 스며드는 문자들은 예술이 될 수 없는 언어들이어서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조차 되질 않는다.


닫힌 문 위로 가로질러 새겨지는 문자들을 시간의 친구라고 부르기에는 나의 심장은 아직 문을 열지 않았고, 하늘색 분필로 그린 별표와 거리를 조금 더 올려다보면 보이는 작게만 보이는 산 하나가 나의 얼굴을 흔들어대며 윽박지른다.


말이나 행동을 통해 의식적으로 생각을 내뱉는 것은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구시안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자각(自覺). 나의 시들지 않는 문학이라는 꽃잎을 위해. brunch + 351日.

1,682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121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1196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1화밤이 피어 오른다